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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일관성 없는 가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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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가석방 적격 판정률이 들쭉날쭉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석방 심사 대상자 수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었다. 법무부가 교정시설 과밀화를 해소하고 코로나19 집단감염 재발도 막겠다며 가석방 비율을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상은 달랐던 것이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하기 시작한 때에는 오히려 가석방률이 떨어졌다.


법무부는 그동안 가석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시점들이 하나같이 높은 밀집도 때문에 교정시설 내에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최악의 교정시설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같은 주요 인사의 형기가 가석방 최저기준에 도달하는 등 정치적·정책적 필요가 있는 때였다. 그리고 그때 반짝 가석방 적격 판정률이 비등하다가 이후 다시 곤두박질 치는 일이 반복됐다. 가석방 제도가 순수하게 운용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형법이 정한 가석방 요건은 '행형 성적 양호'와 '뚜렷한 뉘우침'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하고, 교화를 통해 사회로 조속히 돌려보냄으로써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비상 대응 수단이나 법무부 장관의 선심 쓰기용으로 이용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가석방은 수형자에겐 형기 단축 효과가 크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운 판결이나 다름 없다. 제도가 일관된 기준 없이 운용돼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고, 수형자의 반성과 재기 노력과 무관하게 정책적 필요성에 따라 자의적으로 운영돼 '로또 가석방'으로 전락하면 존립근거가 흔들리게 된다.

법무부는 삼일절을 맞아 특별 가석방을 하겠다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데 세간에는 법무부가 가석방 심사 대상으로 이제 갓 형기 60%를 채운 전직 대기업 임원 등을 포함시켰다는 말이 나돌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정권 말기,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또다시 가석방이 선심 쓰기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언제쯤에나 교정정책이 신뢰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피말린다"는 수용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을 달래고 제도 운영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관되고 동일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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