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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프리즘

편리함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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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삼시 세끼를 무엇을 해 먹어야 하는지가 늘 고민이다. 평일에 집에서 밥을 잘 해먹지 않다보니 주말 메뉴선정, 재료 구입부터 신경이 쓰인다. 이럴 때 밀키트와 배달음식은 참 편리한 대안이 되어 주었다. 다만 밀키트나 배달음식을 주문하면 필연적으로 딸려오게 되는 플라스틱 용기, 비닐포장지는 신경이 쓰였다.


명절을 맞아 시댁에 갔다가 1993년에 발간된 과학잡지 '까치'의 발행본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기한 마음에 펼쳐 보았다가,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인 학생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시선이 머물렀다. "최근 일회용품이 문제다, 한번 쓰고 버리는 비닐, 플라스틱이 제대로 분리수거가 되지 않고, 분리수거를 한다고 해도 실제 재활용이 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나부터 우유갑이라도 잘 정리해야겠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읽는 내내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인식개선 노력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대책과 일회용 쓰레기 자체를 환경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술적 논의는 그렇게 발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NFT, 블록체인처럼 당시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급격한 기술의 발전이 왜 환경 영역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것일까.

향후에도 의식 개선만으로는 쏟아지는 일회용 비닐,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어려울 것이다. 배달앱, 밀키트와 같은 편리한 세상이 있다는 걸 몰랐다면 모르겠지만, 알고도 환경문제를 이유로 그 혜택을 누리지 않기로 선택하는 개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시국, 비대면 사회를 맞아 이러한 경향은 더 가속화되어 가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도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있다. 친환경적인 일회용 용기 및 포장지의 개발, 이미 버려진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 발전을 위한 시도들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도 포함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화령 변호사 (서울회)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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