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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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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도파민 단식(Dopamine fasting) 열풍이 우리나라에도 번졌다. 뇌에 쾌락과 만족을 제공하는 도파민 자극 활동인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 운동이나 업무를 하지 않고 성관계는 물론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는 행동 등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것이다.


도파민은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신경물질로, 뇌 속의 쾌감을 조절하는 중추, 이른바 보상회로(reward pathway) 작동에 큰 역할을 한다. 즉 이 부위에 도파민이 증가하면 우리는 쾌감이나 즐거움을 받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도파민을 늘이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도파민을 행복 호르몬, 동기부여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하겠다.

과학자들은 보상회로를 찾기 위하여 쥐를 이용한 실험을 했다. 레버를 누르면 혈관으로 코카인이 투여되는 장치를 만들어 쥐와 연결했다(도파민은 분비된 후 분해되어 재흡수되는데, 코카인은 도파민의 재흡수를 차단하여 농도를 높이는 기능이 있다). 우연히 레버를 누른 쥐의 혈관에 코카인이 투여되고, 기분이 좋아진 쥐는 계속하여 레버를 누른다. 과학자들은 뇌의 어느 부위에서 쾌감을 느끼는지 알기 위하여 뇌에 직접 투여 장치를 꽂았고, 특정 부위에 코카인이 투여되자 쥐는 기분이 좋아져 계속 레버를 눌렀으나 몇 ㎜ 옆에 꽂았을 때는 레버를 누르지 않았다.

이를 통해 보상회로의 위치를 찾았고, 캐나다의 과학자 2명은 레버를 누르면 이식된 전극을 통해 직접 보상회로를 자극할 수 있는 장치도 만들었다. 실험이 시작되자, 쥐들은 뇌를 자극하기 위하여 시간당 7,000번 레버를 눌렀다. 그 자극이 실제로 벌어지는 어떤 자극보다도 강했는지, 수컷들은 발정기의 암컷을 본체만체하고 레버를 계속 눌렀고, 암컷들은 젖먹이 새끼를 무시하고 레버를 눌러댔다. 어떤 쥐들은 물이나 먹이를 전혀 먹지 않고 24시간 연속하여 시간당 2,000번 이상 레버를 눌러 자신에게 쾌락을 선사했다.

어떤 사람들은 약물의 양을 잘 조절하면 쾌감은 얻고, 문제는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신체는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도파민이 인위적으로 많아지면 그와 비례하여 도파민 수용체가 줄어들어,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그 효과가 줄어들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이 유발되고, 일상에서의 사소한 행복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되어 더욱더 약물을 갈망하게 된다.

이처럼 일시적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를 장기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해도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혹은 개인이 스스로 노력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상태를 중독(addiction, 신체적 중독과 정신적 중독을 구별하여, 정신적 중독을 탐닉이라고도 한다)이라고 한다. 인간은, 쥐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홍완희 부장검사 (대검 마약조직범죄과장)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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