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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발언대] 수사기관의 통신자료조회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합법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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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2021년 상반기 국회의원, 검사, 정치인, 언론인 등에 대하여 135건의 통신자료조회를 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자, 국회의원 및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각종 언론 기자들이 마치 공수처가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에 대하여 불법사찰을 한 것인양 난리법석이다. 언론은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법조인들을 동원하여 공수처가 위법한 통신자료조회를 한 것이라고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통신자료조회에 대한 정확한 법적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현행법 위반인지, 법정책적 문제인지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법조인이라면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떠드는 말에 부화뇌동하여서는 안 된다. 현행법 위반이 아닌 사안을 두고 불법사찰이라는 등 위법행위라고 법률상담을 해서는 안 된다. 특히, 통신자료조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명확히 이해하여야 한다. 법전문가인 법조인이 비전문가인 언론기자가 마구 쓴 기사에 의존하여 잘못된 주장을 하여서는 안 된다. 이는 법조인들이 고의 내지 중과실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오히려 국가, 사회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통신자료조회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에 따라,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통신사업자에게 통신자료를 요청하고, 그 내용은 이용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 또는 해지일자만 조회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통신사실확인은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에 따라,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서 통신사업자에게 자료제공을 요청하는 것이고, 통화일시, 문자전송 일시, 발·착신 통신번호, 통화시간, 발신기지국 위치 등을 조회하는 것이다. 공수처에서 조회한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에 따른 통신자료조회이고, 이는 검찰, 경찰, 국정원 등 수사기관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절차이다.

자신의 통신자료조회 여부는 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개인정보 이용내역 조회를 검색하면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다. 통신자료조회 내역이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가입자 이름 등 인적사항만 조회한 것이고, 통화나 문자메시지 내역 및 구체적인 내용이 조회가 된 것은 아니므로 굳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검찰의 통신자료 제공은 2019년 기준 187만건, 2020년 184만건이 이루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통신사 3사가 수사기관 등에 제공한 통신자료조회 건수는 2014년 총 1296만7456건, 2015년 1057만7097건, 2016년 827만2504건, 2017년 1~6월 336만8742건이다. 공수처가 생기기 이전부터 검찰, 경찰, 국정원에서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이 연간 평균 1000만건에 이른다. 검찰, 경찰, 국정원에서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에 대하여는 미동도 없다가, 공수처에서 조회한 것만 선택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도 정치권의 앵무새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법원의 영장이 없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조회가 법정책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검찰, 경찰, 국정원에서 이루어지는 통신자료조회에 대하여 함께 지적하고 입법이나 법개정의 문제로 다루어야 한다. 수사기관에서 범죄혐의를 밝히기 위해서는 범죄혐의자와 통화한 전화번호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는 영장에 의하지 않고도 신속하게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구체적인 통화나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의 집행으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다툼의 여지가 없다. 신속한 실체진실 발견을 위한 수사의 필요성과 헌법상 보장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적 인권보호 사이에 비교형량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수처가 없었을 때에는 통신자료조회가 주로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이루어졌고, 정치인, 검사, 언론인은 상대적으로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공수처의 수사대상이 정치인, 검사, 고위공직자, 이와 유착된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통신자료조회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일반 국민들에 대한 통신자료조회는 괜찮고 이들에 대한 조회는 문제라는 것인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공수처 덕분에(?) 자연스럽게 통신자료조회가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모든 수사기관의 통신자료조회 대상, 범위 및 절차에 대하여 입법 정책적 문제로 심도 깊게 논의할 때가 되었다.


조순열 변호사 (법무법인 문무)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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