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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독재판부의 양적 증설과 함께 질적 확충도 필요하다

대법원이 사건 적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과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개정을 통해 민사 1심 단독재판부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법원이 추진하는 방안은 '1심 민사단독 관할에 소가 기준 2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 사건을 추가하고, 단독재판 확대에 대한 보완수단으로 소가 2억 원 초과 고액단독사건은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담당하며, 당사자의 의사가 일치해 합의부에서 심판받기를 원하는 경우 재정결정부에 의무적으로 회부하는' 등의 내용인데, 결론적으로 민사 합의재판부 32.7개를 줄이고 민사 단독재판부 65.4개를 증설한다는 것이다.

법원의 사건 적체는 국민의 사법신뢰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대법원의 이번 단독재판부 증설 추진은 법관 증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단독재판부의 증설만으로 곧 사건 적체가 해소되어 국민의 사법신뢰가 제고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많은 변호사들이 단독재판부 증설에 반대하면서 그 이유로 재판의 객관성이나 적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음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변호사들의 우려는 단독재판부가 가지는 한계인 지식과 경험의 부족을 지적하는 것으로서, 이는 곧 재판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단독재판부는 상대적으로 법조경력이 짧고 연령대가 낮은 판사 혼자서 재판을 담당함으로 인하여 재판 경험의 일천함과 법률지식 및 사회경험의 부족에서 오는 한계를 갖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재판은 단순히 법률지식에 기초한 논증의 장은 아니다. 때로는 사건의 배경에 있는 당사자들의 인생과 일상생활을 이해하여야 하고, 세계관과 삶의 철학이 고민되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의 인생관과 세계관, 사회 경험이 재판의 근저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한다. 당사자보다 젊은 나이의 판사가 아무리 풍부한 법률지식에 기초하여 정확한 판단을 한다 하더라도 때로는 당사자가 쉽게 승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법원의 설명과 같이 민사소송 1심 단독 재판부 관할 확대가 이루어지면 지금보다 사건의 처리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건처리의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사건처리의 공정성과 객관성, 정확성에 대한 신뢰는 더욱 중요하다. 그러기에 법원은 산술적인 방법을 통한 단독재판부의 증설 못지 않게 단독재판부의 질적 확충의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단독재판부를 재판경험이 풍부하고 경력이 상당히 높은 판사들로 구성하고, 법원 외부에서 경험이 풍부한 법조인들을 단독판사로 임용하는 문호도 대폭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단독재판부가 재판을 진행함에 있어 소송대리인인 변호사들과 당사자들의 법률지식과 경험을 빌리겠다는 열린 자세를 가질 필요도 있다. 대법원은 사건 적체 해소를 위해 가시적인 단독재판부의 양적 증설에만 머무르지 말고 단독재판부 증설에 따른 사법 신뢰 저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질적 확충의 방안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