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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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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는다. 작년에는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쥐와 한패가 되었다'는 의미의 묘서동처(猫鼠同處)가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인곤마핍(人困馬乏)을 제치고 2021년의 사자성어가 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긍정적인 사자성어가 뽑힌 경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에서 시작하여 거세개탁(擧世皆濁)과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거쳐 묘서동처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부정적 언어들이 시대를 관통했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하는 부정본능이 작용한 것일까?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서는, 특정한 가치와 관점에 따라 사회현상을 보도하는 미디어의 '프레이밍(framing)'과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있다. 굳이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 사자성어를 사용해서 사회를 이야기해야 하나 하는 의문도 없지 않다. 그래도 사회에 대한 극적인 포장이 우리의 관심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 한해를 돌아보며 더 나은 한해가 오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고언은 고맙게 받아들일 일이다.

2022년의 사자성어를 예측해보자면, 전망이 밝지는 않은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계속해야 하고,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결과가 어찌 나오든 갈등과 균열의 후폭풍이 이어질 것이다. 바라기는 고진감래(苦盡甘來), 화이부동(和而不同)이지만, 자꾸 불안하다. 코로나와 선거가 낳는 분쟁은 법조에도 연일 숙제를 더하고, 제출기한은 촉박하다.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윤상, 달리기), '당신의 한숨, 그 깊이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이하이, 한숨), '무거운 너의 어깨와 기나긴 하루하루가 안타까워,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너에게 생기면 좋겠어.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김윤아, 고잉홈)…. 올해를 버티게 해 줄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더해본다.


성왕 선임헌법연구관 (헌법재판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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