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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밤 9시 이후에도 '혼밥' 손님은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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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신패스의 법적 근거

백신패스를 비롯한 모든 방역 정책의 정당성을 따지기 위해서는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감염병법'이라 함) 제49조 제1항 제2호에 주목해야 한다. 감염병법 제49조 제1항 제2호를 읽기 쉽게 풀어 쓰면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이다. 여기서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으로 4인이 되었다가 8인이 되었다가 6인이 되었다가 하고 있고, 일반음식점 등 사람들이 집합할 수 있는 장소의 영업시간 제한의 근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질병관리청 혹은 지방자치단체는 행정명령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방역정책을 공표·시행하는데, 그 근거 법률은 대부분 감염병법 제49조 제1항 제2호이다.

 

2. 백신 미접종자의 '혼밥'은 허용하는 이유

백신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제한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면서도 끝내 백신 미접종자의 '혼밥(혼자 식사하는 것)'까지 규제하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마지막 남은 아량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인용한 감염병법 제49조 제1항 제2호의 내용이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이고, 개념적으로 백신 미접종자 1인의 '혼밥'은 "집합"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혼밥'만은 허용하게 되는 것이다.


3. 사회적거리두기의 위헌 여부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영업시간제한 행정명령은 위헌 소지가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르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시시각각 바꾸는 행정명령은 법률이 아니므로, 반드시 모법인 감염병법이 위임한 범위 내에서만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런데 서울특별시 고시 제2021-710호를 보면 일반음식점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행정명령(21시부터 익일 5시까지 포장 배달만 허용)을 고시하며 그 법적 근거로 감염병법 제49조만을 제시하고 있다. 그 외 인용한 조문은 모두 처벌규정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방역정책 행정명령은 반드시 감염병법 제49조에서 위임한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하고 그 밖을 벗어난다면 위헌이다. 그런데 앞서 밝혔다시피 감염병법 제49조 제1항 제2호는 '여러 사람의 집합'만을 제한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오후9시 이후에 1인 손님을 상대로도 식당 취식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넘어선다. 1인 손님의 식당 이용은 개념적으로 "집합"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헌 소지가 있다. 일반음식점을 앞세워서 논지를 펼쳤지만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위법의 여지는 단속 실무에서도 발견된다. (설사 사회적거리두기 행정명령이 합헌이라 하더라도 서울시의 단속 기준이 위법하다는 의미이다.)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 식품정책과는 오후 9시 이후 일반음식점에서 영업주가 지인과 영업활동이 아닌 취식(예컨대 지인이 들고 온 음식)을 할 경우 방역정책에 위반되며, 단속의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서울시의 틀린 해석 및 그릇된 법 집행이다. 현재 서울특별시 공고 제2021-3135호 및 보건복지부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현재 오후 9시 이후에도 가정집에서 동거인 아닌 4인의 모임은 허용된다. 한편 서울특별시 고시 제2021-710호 기재 행정명령을 보면, 일반음식점 등에게 명령하는 것은 오후 9시 이후 '포장 배달만 허용'이다. 이를 선해하면 오후 9시 이후 영업장 내에서 취식을 하는 '영업'을 금지한다는 취지일 것이다.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 식품정책과 역시 "종업원의 간단한 식사의 경우에는 허용된다"라는 답변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영업이 아니라면 종업원의 간단한 식사는 허용하면서 (4인 이하)지인과의 식사는 금지할 근거가 없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 식품정책과는 "현장 단속 인력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현장에서 영업성 여부까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지인과의 취식은 모두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시되지도 않은 규범을 단속 때 창조해내는 것은 법치주의에 심각하게 위배된다. 단속에 필요한 기술적 현실적 여력은 국가가 충당해야할 몫이지,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금지 규범의 준수를 국민에게 명할 수는 없다.


4. 결론 및 제언

위급한 상황일수록 국가의 힘은 강해진다. 국민을 보호하라고 국가에 권력을 이양해준 것이므로 어찌보면 이는 당연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은 국가에 힘을 줌과 동시에, 그 힘의 사용에 제약을 걸었고, 그 제약은 헌법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연쇄살인범 같은 흉악범일지라도 헌법과 형사소송법에서 보장하는 권리 보호를 받으며 적법절차에 따라 처벌받는 것도 같은 이치다. 우리는 국가권력이 '좋은 목적'을 앞세워서 휘두르는 사소한 침해에도 결코 눈 감아서는 안 된다.

 
일반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의 방역정책은 자영업자와 같은 일부 국민에게만 지나치게 가혹하면서 동시에 헌법 위반이기도 하다. 밤 9시 이후에도 소위 '혼밥' 손님은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위헌 소지도 사라지고 자영업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성진 군법무관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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