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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광장

2021년 국제사법 전면 개정을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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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국제사법 개정의 경위

2021년 12월 9일 국제사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2001년 준거법지정원칙을 전면 개편하는 법개정 후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동법 제2조의 실질적 관련의 원칙을 구체화하는 입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국제사법학회를 중심으로 헤이그 재판관할협약안 등의 관련 국제규범을 연구하여 오다가 2012년 법무부로부터 국제사법개정연구의 용역을 받아 필자를 책임연구원으로 하여 석광현 교수, 노태악 부장판사, 이규호 교수, 한애라 재판연구관, 장준혁 교수가 참여한 연구보고서를 공간하였고, 이어 법무부는 2014년 국제사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하였다. 2014년 6월 30일 개최된 제1회 위원회에는 위원장을 맡은 필자를 비롯하여 정병석 변호사, 노태악 부장판사, 한숙희 부장판사, 정기용 변호사, 한충수 교수, 김재훈 변호사, 장준혁 교수, 김철수 법무부 주무과장이 참석하였다. 위원회는 매월 1, 2회씩 2015년 12월까지 19차에 걸쳐 개최되었다. 법 초안과정에서 2015년 9월 22일에는 일본국제사법학회의 마사토 도가우치 이사장 등과, 2015년 10월 31일에는 중국국제사법학회 샤오융핑 수석부회장 등의 전문학자들과 각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여 개정초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최소한의 시대적 요구를 담은 진취적 개정안을 마련하고자 하였던 필자의 반대로 최종 개정안이 채택되지 못한 채 개정위원회는 종료되었으나 법무부는 2017년 개정 작업을 속개, 2018년 2월 26일 공청회를 거쳐 2018년 11월 23일 법안을 당시 20대 국회에 제출하였으나 폐기되었다가 2020년 8월 7일 21대 국회에 재제출하여 통과시키고, 2022년 6월 그 시행을 앞두게 되었다.


Ⅱ. 개정 국제사법의 주요 내용

2014년 개정위원회 출범 시 개정의 범위는 정치한 국제재판관할규정을 신설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준거법에 관한 규정은 관할규정 신설로 인하여 필요불가결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만 개정하되 (i) 국제분쟁의 효율적 해결과 국제관할배분의 이념을 실천하는 입법, (ⅱ) 국제적으로 모범적 입법, (ⅲ) '실질적 관련의 원칙'의 충실한 견지, (ⅳ) 중국, 일본 등 인접국의 관할규칙과의 조화 도모라는 원칙을 설정하였다. 법개정의 기본 방향으로 (i) 헤이그 국제재판관할합의협약 등 21세기 최신 국제규범의 반영, (ⅱ) 세계화·정보화에 상응한 입법, (ⅲ) 준거법 지정 규정에 상응하는 관할 규정의 설치, (ⅳ) 판례를 반영하되 부적절한 판례의 입법적 시정 및 (v) 간접관할 기준의 고려로 정하였다.

위와 같은 원칙하에서 개정법은 관할에 관한 35개 조문을 신설하였다. 먼저 실질적 관련의 원칙을 구체화하여 판례가 제시한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또는 경제' 등의 기준을 일반원칙 규정에 추가하고 국제재판관할 총칙으로 (i) 일반관할, 관련사건 관할, 반소관할, 합의관할, 변론관할 및 전속관할 (ⅱ) 국제적 소송경합 (ⅲ) 국제재판관할권의 불행사 (ⅳ) 보전처분·비송사건의 관할 등에 관한 조문을 신설하였다. 각칙에는 (i) 실종선고 등 사건 (ⅱ) 법인 등의 사원에 관한 소 (ⅲ) 지식재산권 계약 및 침해에 관한 소 (ⅳ) 계약 및 불법행위에 관한 소 (v) 친족·상속에 관한 사건 (ⅵ) 어음·수표에 관한 소 (ⅶ) 해상 사건 등 사건 유형별로 특별관할 규정을 준거법 규정에 대응하여 개정하였다.


Ⅲ. 개정 국제사법의 특징
1. 외국에서의 행위에 대한 국제재판관할의 확대

인터넷 등을 이용하여 빈번하게 외국에서 한국을 향하여 하는 행위에 대하여 개정법은 타겟 이론(Target Theory)을 대폭 수용하여 국내에서 영업을 하지 않더라도 한국을 향하여 계속적이고 조직적인 사업활동을 하는 사람 등에 대한 그 사업활동과 관련이 있는 소의 관할과(제4조 제2항), 불법행위나 지재권 침해행위를 국내에서 하지 않더라도 한국을 향하여 한 사건의 특별관할을 인정하였다(제44조, 제39조 제1항 제3호).

2. 비송사건과 조정사건에 대한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규정

비송사건의 관할에 관하여 많은 논의를 하였으나 개정법은 실종선고사건, 친족 및 상속 사건 등에 관하여는 특칙을 두고 그 외에는 소송사건에 관한 기준을 준용하기로 하였다(제15조). 재산관계 비송사건에 관하여는 일반 재산관리 비송사건, 신탁 비송사건, 증권 비송사건 등에 관한 규정을 두는 것을 검토하였으나 개정법에는 선박소유자 등의 책임제한에 관한 사건의 관할 규정을 두는 것에 그쳤다. 또한 재판은 아닌 조정사건의 관할을 규정한 것도 특기할 만하나 그 규정범위는 가사조정사건의 관할에 그쳤다(제62조). 비송사건 전반에 관한 정치한 관할 규정을 두는 것과 가사조정사건을 넘어 대체적분쟁해결(ADR) 일반의 관할에 관한 규정을 두는 것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3. 지식재산권에 관한 국제재판관할 규정

개정법은 지재사건의 관할에 관하여 비교적 정치한 조문을 신설하였다. 앞서본 바와 같이 지재권 침해행위를 한국을 향하여 하고 그 결과가 국내에 발생한 경우에 국내 법원에 관할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지재권에 대한 주된 침해행위가 국내에서 일어난 경우에는 외국에서 발생하는 결과에 관한 소에까지 관할을 확대하였다(제39조). 지재권의 성립, 유효성 또는 소멸에 관한 소에 관하여는 등록·기탁에 의하여 창설되는 지재권이 국내에 등록·신청된 경우에는 국내 법원에 전속관할을 인정하되 선결문제인 경우는 예외로 하였다(제10조 제1항 제4호 및 제3항). 지재권사용허락계약 등에 관한 소에 있어서는 관할을 확대하여 국내에서 지재권이 보호, 사용, 행사되거나 그에 관한 권리가 등록되는 경우 관할을 인정하였다(제38조). 이처럼 지재사건의 관할에 관하여는 상세한 입법을 하면서도 그 준거법에 관하여는 침해지법으로 하는 현행 규정을 유지함으로써 해석상 많은 의문을 남긴 것은 유감이다.

4. 외국 법인 지점 관할의 제한

외국법인 등이 한국 내에 지점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분쟁이 국내 지점의 영업에 관한 것이 아니더라도 국내 관할을 인정하는 대법원의 태도(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35037판결 등)는 학계의 강한 비판을 받았으므로 개정법은 외국 법인의 지점 업무와 관련된 소에 대하여만 관할을 인정하는 것으로 제한하였다(제4조 제1항). 이는 판례를 반영하되 부적절한 판례는 입법으로 시정한다는 입법 요강에 따른 것이었다.


Ⅳ. 향후 국제사법 입법의 과제
1.
개정 국제사법을 해설하는 코멘터리를 배포하여 개정법에 대한 국민과 법률종사자들의 이해를 돕고 그 해석에 일관성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개정위원회에서의 논의와 개정법에는 반영되지 못하였으나 개정 작업을 하였던 부분, 예컨대 비송사건의 관할에 관한 각론적 논의 등을 소개한다면 향후의 법개정 작업에도 유용할 것이다.

2.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규정과 준거법에 관한 규정간의 부조화를 해결하는 것이다. 개정법은 관할에 관하여는 최신 패션의 한복 저고리로 갈아입었으나 준거법에 관하여는 여전히 예전의 양복바지를 입고 있는 것과 같다. 게다가 전부 개정이라는 한복 두루마기를 걸쳐 입어 겉으로 보면 모두 한복으로 개비한 것처럼 보이나 두루마기를 걷으면 양복바지가 드러나는 형국이다. 국제재판관할 규정과 준거법 규정간의 상관성과 일관성 확보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3.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국제사법의 건설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개정법도 구법을 그대로 답습하여 근로자와 소비자에 관한 특칙만 두고 있을 뿐 그 외 하수급인, 가맹점주, 대리점, 영세상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는 미흡한 상황이다. 이들 약자에 대한 국제사법적 보호를 위한 해석론의 전개와 입법적 결단이 시급하다.

4.
디지털전환시대에 맞는 국제사법의 마련이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서 인공지능, 데이터, 블록체인, 메타버스 및 온라인 플랫폼이 주도하고 팬데믹에 견디는 사회로 전이하여 사회적 접촉이 비대면과 무국경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늘었는 바 국제사법의 영역에서도 국가법의 한계 노정과 비(非)국가법의 증가, ADR방식의 선호, 경쟁법 등 공법의 간섭이 폭증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법정지와의 관련성이나 법률관계의 연결점을 찾아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을 결정하던 종래의 국제사법은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당사자자치의 확대, 비국가법의 규범성 인정과 함께 ADR을 포함한 새로운 관할 및 준거법 결정 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국제사법 개정 작업에 많은 기여를 하신 분들, 특히 국제사법개정위원회 위원님들을 비롯하여 2012년 이래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은 법무부의 역대 법무실장과 담당 검사, 이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신속한 법안 심사에 도움을 준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그리고 개정 논의에 참여하였던 모든 국제사법학회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손경한 변호사(국제사법개정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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