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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검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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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란 무엇인가? 기억조차 희미한 과거의 빛바랜 유물과 같은 담론의 한 조각이지만, 한 때 검사들의 자리에서는 쉽게 소환이 되곤 했던 주제이다. 검경간 수사권조정을 통해 경찰이 수사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검찰청)검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검사, 군검사, 특별검사 등이 존재하는 지금, 검찰개혁의 거대한 물결 속에 심연의 바닥으로 가라앉은 그 주제가 다시 소환될 일은 없을 것이다. 최근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영장청구권을 견제하기 위하여 경찰영장검사 제도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수사를 하는 경찰이 강제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이 맞는 만큼 영장청구권도 경찰이 행사하여야 한다거나, 경찰법을 개정해 법률전문가인 경찰관에게 공익의 대표자, 인권옹호기관의 역할을 부여하면 헌법재판소가 요구하는 요건이 충족되어 경찰영장검사 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020헌마264,681 사건에서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경찰조직에 법률전문가를 경찰영장검사로 두고 공익의 대표자,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하면 헌법이 규정한 검사로서 영장신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며, 경찰법을 개정하여 경찰에 경찰영장검사를 두면 헌법개정 없이도 경찰이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성립하는 것 같다. 경찰영장검사가 우리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에 해당하는가?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헌법의 대원칙이다. 오늘날 법치주의는 실질적 법치주의로서 헌법 이념에 부합하는 법을 요구하며, 권력 분립에 있어서도 단순한 권력분산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가기관의 권력을 통제하고 국민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권력의 실질적 분산과 통제를 요구한다. 검경간의 수사권조정의 근거도 여기에 있는 것이지 단순히 비대한 검찰권력을 줄이고 경찰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 영장은 단순한 수사의 방법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 그것도 가장 기본적인 신체의 자유와 주거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단이다. 자유와 권리의 향유 주체로서의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한 번보다는 두 번, 두 번보다는 세 번을, 그것도 동일 기관이 아니라 별개의 세 기관을 거쳐서 영장이 발부되는 것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함에 더욱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헌법재판소는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를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라고 하였다. 법률이 단순히 그와 같은 지위와 직무를 부여하였다고 검사인 것은 아니다. 실질적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에 부합하도록 그와 같은 지위와 직무가 부여될 때 비로소 영장신청권자인 검사가 되는 것이다. 공익의 대표자이자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검사 직무의 본분은 진범을 놓치지 않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도록 하는 것에 있다. 제도상으로도 또한 개인적으로도 검사 직무의 본분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국가기관으로서의 검사라고 할 수는 없다.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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