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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호인조력권의 실질적 보장 위해 국선변호제도 개선해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변호사 3만 명 시대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기에 변호인을 선임하기 어려운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위한 국선변호제도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0년 형사사건 피고인 35만2589명 중 12만7232명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이 선정돼 36%의 선정률을 보이고 있고, 사선변호인 선임 피고인에 비해 국선변호인 선정 피고인의 비중이 1.5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 조력의 실현에 있어 국선변호제도가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국선변호제도가 변호인 조력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행 국선변호제도에는 형사공판절차에서 선정된 국선변호인, 체포·구속된 피의자의 영장심사시 지정되는 국선변호인(논스톱 국선변호사),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등에 대하여 선임되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등이 있고, 국선사건만을 전담하는 국선전담변호사도 있다. 법원의 관장 하에 있는 국선전담변호사 제도에 대하여는 올해 3월 기준 활동 중인 국선전담변호사 234명 중 절반 이상인 149명이 서울과 수도권에 근무하고 있고, 원주지원, 속초지원 등 24개 법원에는 국선전담변호사가 없는 등 수도권 쏠림현상으로 지방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조력이 소홀하며, 국선전담변호사에 대한 위촉·재위촉, 관리·감독 등을 법원이 맡고 있어 변론의 독립성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법무부는 10월 5일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보수와 관련하여 대면 상담, 의견서 제출, 조사 참여 등 기본업무를 마친 경우에 기본보수를 지급하겠다며 피해자 조사에서 '국선변호사와의 소통 어려움, 피해자 조사 참여 저조, 법률 조력 요청 소극적 대처'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피의자에 대한 국선변호와 관련하여 법무부는 형사공공변호인제도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를 관장하는 형사공공변호공단이 법무부 산하라는 점에서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선변호는 사회적·경제적 약자에 대한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 변호인조력권의 실질적 보장이라는 헌법상의 기본권 보장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국민을 위한 법률서비스이다. 국선변호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피고인의 36%는 변호인의 조력을 충분히 받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2020년 변호인 없이 재판을 받은 피고인들이 40%에 이르고 있음을 감안하면 피고인들 중 3분의 2 이상이 변호인 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법무부와 법원은 기관 이기적 관점에서 벗어나 국민의 입장에서 충분한 보수지급을 통한 국선변호활동의 내실화, 국선전담변호사의 편재 해소, 피의자와 피고인을 통합한 원스톱 국선변호, 국선변호의 독립적 운영, 국선변호의 확충 등 국선변호제도의 근본적 틀을 바꾸어 변호인 조력권의 실질적 보장이 이루어지도록 제도 개선의 의지와 노력을 보여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