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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ngth in Num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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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에 대한 첫 기억은 학창 시절 체육 수업에서였다. 농구공을 높이 던지는 것조차 버거웠던 나는 실기시험을 준비하면서 연습보다는 주술(?)에 의존하였는데, 방과 후 만화방에서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슬램덩크'를 꼬박꼬박 읽어나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우스꽝스러운 기복 행위에도 멘탈 트레이닝의 효과는 있었는지 시험 날에는 연습 때보다 공이 더 잘 들어갔던 것 같다.


그 후로도 슬램덩크 속 명장면 명대사는 늘 가슴에 품고 있었는데, 이번에 마침 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지내게 된 김에 NBA 경기를 챙겨 보며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 중이다. 특히 이번 시즌은 샌프란시스코 홈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활약하고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예전에 다른 팀을 응원할 때는 스테픈 커리의 신들린 듯한 3점 슛이 조금 얄밉기도 하였는데, 집에서 20분 거리인 체이스 센터에서 '직관'을 하다 보면 커리가 공을 잡을 때마다 덩달아 "MVP"를 연호하게 된다.

사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만년 약체' 소리를 듣던 최하위권 팀이었다. 그러나 2014년 스티브 커 감독이 부임하여 커리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선수들을 발굴하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을 포함한 주축 선수들이 놀라운 경기력을 보이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팀으로 부상하였다. 비록 최근 들어 핵심 멤버들의 이적과 부상으로 부진한 적도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벤치 멤버들마저 훨훨 날아다니며 탄탄한 조직력을 뽐내는 걸 보니 더 이상 베스트 멤버를 손에 꼽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하다.

농구는 개인 기량이 매우 중요한 운동이지만, 몇 명의 스타플레이어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는 팀플레이 스포츠이기도 하다. 슬램덩크 속 변덕규가 한 말처럼 '화려한 도미'뿐 아니라 눈에 잘 안 띄는 곳에서도 팀을 위해 제 역할을 해내는 '진흙투성이 가자미'도 꼭 필요한 것이다. 비단 농구팀에 국한되는 얘기일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슬로건 'Strength in Numbers'처럼 구성원들의 산술적 총합 그 이상의 시너지가 발휘되는 조직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는 법이다.


최윤아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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