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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

[나의 여행기] 오사카·북경 다녀온 정지웅 변호사

동심과 함께한 해리포터 테마파크…역사와 함께한 자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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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햇볕과 더위에 힘들었지만 아들은 꾹 참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가파른 만리장성을 올랐다. 망루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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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둘이서라도 다녀올게요. 네 엄마?” 5살 때부터 가족여행으로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북해도 여행을 매년 다녀온 초등학교 1학년 아들 녀석이 엄마를 조르기 시작한다. “정말 아빠랑 둘이 다녀올 수 있겠어?” “네! 엄마!”, “네! 여보!” 아들과 아빠가 동시에 우렁차게 의기투합을 했다. 엄마가 늦둥이 딸을 임신하고 출산하는 동안 해외여행을 갈 수 없었던 부자는 너무나 간절하게 여행을 원하고 있었지만, 엄마는 갓난아기와 함께 하는 외국여행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고, 직장 때문에 아빠의 법정휴정기와 일정을 맞추기도 힘들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모두 섭렵 

 

아들과 아빠의 둘만의 첫 해외여행지는 안전하고 가까운 일본, 유니버셜스튜디오가 있는 오사카로 정했다. 아침 일찍 유니버셜 스튜디오 개장 시간의 맞춰서 입장하여 해리포터 테마파크로 뛰었다. 엄마랑 같이 왔으면 기념품을 딱 하나만 사라고 했을텐데, 아빠랑 같이 왔으므로 해리포터 망토, 지팡이, 그리핀도르 목도리까지 전부 다 샀다. 아침부터 밤까지 탈 수 있는 모든 놀이기구는 다 탔다. 아들은 헤리포터 마법 지팡이를 열심히 휘두르며 뛰어다녔는데, 지치지도 않고 매우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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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해리포터가 된 아들 
나라 동대사(東大寺)에서 달려든 사슴 떼에 센베 과자를 주는 모습

 

나라에 있는 동대사(東大寺)도 들렀다. 동대사 건축에 신라 출신 목수가 총감독을, 거대불상은 백제 출신이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동대사 앞쪽에는 굉장히 많은 사슴들이 있는데, 사슴먹이(센베)를 사자마자 사슴들이 아들에게 달려들어서 목도리며 옷을 물어뜯는 통에 도망치기 바빴다. 아들 손에 들린 센베 과자를 거의 다 먹고서야 사슴들은 다시 온순해졌다.

 

“하지마라”·“이거해라” 잔소리 보다 

모두 모두 OK~ 


평소 아들이 밥을 잘 안먹어서 걱정이었는데, 저녁에 오사카 도톤보리 맛집 우오신(魚心) 스시에서 접시탑을 쌓을 정도로 많이 먹었다. 열심히 뛰어 놀고 잘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낯선 도시의 밤거리를 같이 걸으며 명탐정 코난 주제가도 같이 흥얼거리고, 호텔에 들어와서 늦게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 과자도 맘껏 먹었다. 집에서는 온통 “하지마라”, “이거해라”하는 소리 뿐이었다면, 아빠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좀 신나도 괜찮은 시간이니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들이 아빠랑 또 여행가고 싶다고 했다. 아빠의 대답은 언제든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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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내리는 자금성에서 추억을 만들었다.

 

일본에서 돌아온 6개월 후 아들이 초등학생용 중국역사 만화책을 보다가 “아빠!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보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래 그럼 봐야지.” 여행사를 급히 알아보고 주말을 이용해서 아들과 아빠의 제2차 해외여행지 북경으로 떠났다. 일단 자금성을 먼저 보러 갔다. 6월의 북경은 더웠는데, 다행히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서 시원하게 자금성을 둘러볼 수 있었다. 역사 만화책에서 그림과 사진으로만 보던 자금성을 직접 보자 아들은 아빠 핸드폰을 달라고 하더니 연신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두 눈이 반짝반짝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니 잘 데려왔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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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을 보러 가는 날은 햇볕이 너무 강렬하고 더워서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만리장성 가파른 경사를 오르기가 힘이 들었다. 중국 전통의상에 디즈니 마블 아이언맨 모자를 쓴 다소 언밸런스한 복장으로 아들은 꾹 참고 망루까지 계단을 올랐다. 땀을 뻘뻘흘리면서 거친 숨 몰아쉬며 오른 만리장성이 어찌 책에서 본 만리장성과 같을까. 앞으로도 아들이 책보다가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고 하면 그곳이 어디든 데려가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만리장성 가파른 길도

 씩씩하게 걷는 아들이 대견 


2019년 북경 여행을 끝으로 아들과의 제3차 해외여행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계속 연기되고 있다. 그 사이 아들은 놀랄만하게 많이 컸고, 사춘기 초입에 들어서는 것 같기도 하다. 코로나로 학교에 등교하는 일수가 적었고, 밖에서 많이 뛰어 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다니는 학원이 하나 둘씩 계속 늘어나서 숙제 부담도 많아지고, 이제 몇 년만 지나면 힘든 입시 경쟁을 거쳐야 할 것이다. 온통 “하지마라”,“이거해라”가 넘쳐나는 청소년 시기에 아들이랑 아빠랑 해리포터와 아이언맨처럼 신나는 여행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그나저나 훌쩍 커버린 이 녀석이 아빠랑 또 여행을 가고 싶어해야 할텐데 말이다.


정지웅 변호사 (법률사무소 정)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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