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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인권위의 새로운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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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호를 전담하는 독립적 국가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달 25일로 스무살 청년이 됐다.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꾸준히 인권 사각지대를 감시해온 인권위의 활동은 우리 사회의 인권 제도와 인권감수성을 양적·질적으로 크게 신장시켰다.


'살색' 크레파스 등 색 이름으로 피부색을 차별하던 관행에 대한 시정 권고부터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의 주요 인권 정책과 사법부 판단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다수 결정을 내리며 '인권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인권위 앞에 놓인 길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혐오 사건' 등 우선 접수되는 사건의 양상이 변하면서 차별에 대한 판단과 인권교육이 인권위의 주요역할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인권위에 한해 동안 접수되는 차별행위 관련 진정 건수가 20년 전보다 무려 17.5배나 폭증했다. 인권상담도 한해 2830건에서 20년 만에 2만8182건으로 약 9배 증가했다.

또 과거에는 나이나 성별처럼 법에 명시된 차별 사유에 대한 판단만 내리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법에 규정돼 있지 않더라도 차별이나 인권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늘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인권 개념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고, 인권이 기후·정보·경제 등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영역과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특히 글로벌화·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부딪히는 경우가 늘면서 첨예해지는 차별, 배제, 혐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전세계적인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는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송두환 위원장은 20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도)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며 "시대적 과제를 찾아내 앞장서 감당하겠다"고 강조했다. 인권위가 걸어가는 길, 활동 하나하나가 우리나라 인권 수준의 지표가 된다. 인권위의 새로운 20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