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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사

[창간기념사] 법률상식 보급으로 법치주의 확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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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97일 앞으로 다가왔다. 5년마다 돌아오는 대통령 선거는 집권세력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가 있다. 지난 선거에서 국민은 박근혜정부에 실망·분노하고 정권을 교체했다. 이번에는 문재인정부가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을 차례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권이 연장되거나 교체될 것이다.


법조계만 놓고 본다면, 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썩 좋다고 할 수는 없어 보인다.

우선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구성 때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등 특정 단체 출신 인사들을 중용, 판결·결정에 이념을 덧씌웠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실상 수사요구로 시작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법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포함, 14명을 기소했으나 벌써 4명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유능한 법관들이 대거 법원을 떠났으며 일선 법원에는 사법행정이 실종되고, 선후배 법관 간의 불신, 재판지연 등의 심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문재인정부는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파격적으로 서울중앙지검 검사장과 검찰총장으로 연거푸 발탁했으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를 놓고 대립하다 결국에는 그를 야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뒤 국가의 수사역량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황제조사', 윤 전 총장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서 공정성에 의심을 사는 등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노무현정부를 계승한 문재인정부는 변호사들의 일자리 확대를 위한 후속 조치를 함으로써 제도를 완성해야 할 책무가 있는데도 일자리 창출 작업에는 손을 놓고 있어 로스쿨 제도를 미완의 제도로 만들고 있다. 또 법조인접 직역 통폐합에는 관심 없이 변호사의 세무업무를 축소하는 등 변호사의 역할 축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변호사를 전문자격사로 전락시킴으로써 공적 지위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당의 입법폭주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은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 각종 쟁점 법안들을 강행처리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개정한 임대차보호법은 전세가 폭등을 불러왔고, 최근 종합부동산세 파동은 빈부 간 대립을 부채질하고 있다.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여하는 언론중재법은 거센 저항에 부딪혀 통과가 보류됐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이 법치주의와 괴리가 있고 불량입법이 양산되는 것은 정치(政治)가 법치(法治)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는 프랑스 정치가 조제프 드 메스트르의 말에 비춰보면 정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유권자의 법치 감수성이 높아져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국민에 대한 법상식의 보급이 시급하다. 생활법률 차원이 아닌 실질적 법치주의에 대한 교육 말이다.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 선생은 1950년 12월 1일 법률신문 창간 때 오늘날과 같은 일을 예상이나 한 듯 法律常識의 普及이 法治國家의 急務(법률상식의 보급이 법치국가의 급무)라는 휘호(사진)를 보내왔다. 법률신문은 12월 1일 창간 71주년을 맞았다. 가인 선생의 가르침을 되새겨 법률상식 보급을 통한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겠다. 독자 여러분의 애정 어린 성원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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