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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시티권의 보호와 부정경쟁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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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시티권(publicity right)은 성명, 초상 기타 개인의 동일성(identity)를 보호하기 위한 권리라는 점에서는 기존에 헌법상 프라이버시로서 보호되어 오던 소위 초상권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초상권이 개인에 대한 인격권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퍼블리시티권은 아이덴티티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의 향유와 관련한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이 권리는 미국의 껌 제조 회사인 Haelan Lab.가 프로야구선수들과 초상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다른 풍선껌 제조사인 Topps Chewing Gum이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야구선수들의 초상이 포함된 야구카드를 상품과 함께 판매하여 문제된 Haelan Laboratories, In.c v. Topps Chewing Gum, Inc 사건이 최초라고 알려져 있다(202 F.2d 866 (2d Cir. 1953)).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소설 이휘소 사건을 퍼블리시티권을 처음 언급한 사건으로 보고 있지만(서울지법 94카합9230 판결), 그 이전에 커피 광고계약과 관련하여 '광고모델이 얻은 명성으로 인한 성명이나 초상의 대가로서 경제적 이익'을 언급한 서울민사지법 90가합76280 판결을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에 대하여 최초로 검토한 판결이라는 설명도 있다. 퍼블리시티권과 관련하여 가장 유명하고 관련 법리를 발전케 한 사건은 유명 미국 배우인 제임스딘의 초상을 관리하는 재단이 국내 회사인 제임스딘를 상대로 그 권리를 주장한 일련의 사건들이다(서울고법 2000나42061 판결 등). 결국 이 사건에서는 퍼블리시티권은 물권과 유사한 독점, 배타적 권리인데 법률적 근거 없이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이 내려졌는데, 그 이후에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을 인정한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들이 혼재되어 있었다. 한편, 최근 BTS 화보집의 무단 판매 사건은 그 판매행위에 대하여 부정경쟁행위를 인정하기도 한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대법원 2019마6525 결정). 퍼블리시티권을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는지의 논의가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그 결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저작권법 전면개정안에서도 초상등재산권이라는 명칭으로 퍼블리시티권의 독점적, 배타적 권리로서의 지위를 인정하고자 하는 제안이 이루어졌다.

한편, 11월 11일 국회에서 의결된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에 대한 침해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추가함으로써 그 보호를 강화하였다(타목, 다만 형사처벌 규정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행위 금지 규범의 성격을 가진 부정경쟁방지법의 성격상 그 권리의 보호 범위가 불명확할 수 밖에 없지만, 기존에 일반 조항인 카목에 의하여 보호 여부가 결정되던 것을 구체적으로 유형화함으로써 좀더 보호를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컨텐츠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적 고민과 조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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