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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1심 단독화, 더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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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사건이 쌓이고 처리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빨리 결론을 받고 싶은 당사자들의 원성이 점점 커가는 것 같다. 민사재판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형사재판의 피고인들까지도 기일이 속행되면 드러내놓고 한숨부터 내쉬기도 한다.


판사 임용에 필요한 법조경력을 '5년'으로 굳히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판사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은 당분간 난망한 일이 됐다. 법안을 '시원하게' 부결시킨 의원님들께서 대안을 주시면 참 좋겠는데, "시험 성적만 보고 판사를 뽑으면 곤란하다"라는 등의 동문서답들만 하고 계셔서, 현장에서는 참 답답하다.

사건 적체의 원인을 젊은 판사들의 태도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선배들은 미처 가정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이 일에 매달려, 지금보다 적은 인력으로도 훨씬 많은 사건을 처리했는데, 요즘 배석 판사들은 업무보다 자기와 가족을 먼저 챙긴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열정이 옛날만 못하다는 뜻이라면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분석을 내놓는 분조차 "그럼 옛날로 돌아가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그건 아니고…"라고 답한다. 판사와 그 가족의 삶을 그야말로 '갈아 넣다시피 해야' 겨우 돌아가는 법원이 정상일 리 없다. 적당한 체력과 맑은 정신을 유지한 채 재판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체가 '좋은 재판'의 당연한 전제조건이다. "라떼는 말이야~" 식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실력과 인품을 갖춘 판사를 매년 대량 선발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어렵고, 가정을 내팽개치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밥 먹듯 하던 옛날로 돌아갈 수도 없다. 그럼 어떻게 할까.

당장 실현 가능한 방안은 제1심의 원칙적 단독재판화이다. 합의부 한 개를 쪼개면 세 개의 단독재판부를 만들 수 있다. 판사임용에 7~10년의 농익은 경력을 요구하는 것과도 맞아 떨어진다. 단독판사의 1심 재판에 만족 못 한 경우라면, 항소심에서 경륜 있는 고참 판사들로 하여금 꼼꼼한 사후 심리로 보완하게 하면 된다.

재판 지연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다고 느낀다. 1심 단독화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차기현 판사 (광주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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