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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민소소송법산책④ 민사집행은 채권자가 스스로 하는 것이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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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앞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당사자가 판결절차에서 확정된 사법상의 이행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의 민사집행은 국가가 강제력으로 그 이행의무를 실현한다(민사집행법 제1조). 민사집행을 할 수 있는 자를 채권자, 민사집행을 당하여야 할 자를 채무자, 민사집행을 실시하는 법원을 집행법원이라고 한다. 로마 시대에는 자력구제가 원칙이므로 민사집행은 국가가 하는 것이 아니라 권자가 스스로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로마 민사소송법의 각 단계, 즉 법률소송, 방식서 소송 및 직권심리소송에서의 집행절차를 살펴본다.


2. 법률소송 시대 집행절차 - 나포식(拿捕式) 법률소송(legis actio per manus iniectionem)

12표 법은 특정한 판결채무를 이행할 채무자에 대한 집행절차로서 나포식(拿捕式)을 규정하였다. 즉, 특정량의 구리를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는 판결을 받은 자(iuDicatus) 또는 이러한 책임을 부담할 것을 법정(法廷)에서 인낙하여 판결채무자와 동일한 취급을 받는 자(confessus)에 대한 집행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신체를 감금하여 행하는데 제3자가 책임을 부담하여 이를 해방하는 개입을 하지 않는 한, 살해되어 그 신체를 분할하기 까지 하였다. 뒤에 이 절차의 가혹성은 점차 완화되었다.


3. 방식서 소송 시대
가. 일반

방식서 소송에서 유책판결을 받은 피고(iuDicatus)는 다시 판결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채무(condemnari oportete)를 면하지만 동시에 판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채무(iuDicatum facere oportete)를 부담하는 판결채무자가 된다. 판결은 당사자가 선택한 심판인의 의견·판단으로서 국가기관의 판결과는 다르므로, 국가가 그 자신의 공권력으로 집행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국가는 판결집행에 관해서 직접 판결채무자를 강제할 수 없으나, 판결채권자 스스로 판결채무자에 대하여 판결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절차를 정하고, 국가는 이를 감독함과 동시에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무자에 대하여 중대한 불이익을 입게 하는 위험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그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법률소송에서는 판결집행을 위하여 판결채무자에 대한 나포절차를 행할 수 있었지만 방식서 소송시대에는 이에 가름하여 판결채무이행청구를 위한 방식서가 법무관에 의하여 승인되었고, 그 곁에,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집행절차를 두었다.

나. 판결채무이행청구소송(actio iuDicati)

원고가 유책판결을 받은 피고에대해서 판결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을 말한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피고의 방어는 어떤 경우에는 원고가 원용한 판결이 위조 등 기타 원인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든지 이미 판결 채무를 이행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도 원고주장에 대해서 피고가 이를 거부하면 쟁점결정에 이른다. 그러나 이 소송에서의 방식서는, 피고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그 주장을 증명하여 판결채무의 존재를 명백하게 할 때에는 피고가 원고의 청구액, 즉 판결 액의 2배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포함하므로 원고의 주장을 거부한 피고는 나포절차에 개입한 보증인과 마찬가지로 그 부담액이 배가(倍加)될 위험을 부담하여야 한다. 따라서 다른 소송에서는 원고의 주장에 대한 피고의 거부가 있어 쟁점결정이 행하여지게 된 것을 통례로 하는데 이 소송에서 피고는 대부분 원고의 주장을 인낙하였다. 판결채무에 대한 이행판결은 국가가 원고에 대해서 피고에 대한 사적 집행을 허용하는 면허라고 할 것이다. 피고의 인낙이 있을 때에는, 법무관은 원고가 자택에 피고를 데리고 갈 것을 승인하고, 피고는 원고에 의하여 감금되지만 원고가 피고를 쇠사슬로 묶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피고는 그 책임액에 상당한 노무를 제공하기 까지 감금되거나, 또는 이 노무를 제공할 선서를 함으로써 감금을 면하였다.

다. 물적 집행

판결채무이행청구소송에 의한 집행은 나포식 법률소송과 마찬가지로 채무자의 신체에 대한 집행으로 종료된다. 법무관은 이와 같은 신체에 대한 집행을 위주로 하면서 점차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집행방법을 허용하였다. 판결채무이행청구소송은 피고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데 채무자가 도망하여 채권자에 의한 법정소환을 피함으로써 소송의 성립을 방해할 수 있다. 법무관은 이 경우에 피고의 출석을 강제하기 위하여 채권자가 도망채무자의 재산을 점유를 위부(委付)받는 것을 인정하고, 더욱, 특정절차를 거쳐서 이를 매각하는 것을 인정하므로, 채권자는 그 매득금에 의하여 만족할 수 있었다. 법무관이 하는 재산집행의 위부(委付) 방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그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거나,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집행의미를 갖는데 기원전 1세기 중엽에 형성되었다고 추측된다. 여기서 처음으로 인적집행에 가름하는 물적 집행이 등장하는 것이다.


4. 직권심리소송에서의 집행절차
가. 판결채무이행청구소송

판결채무이행청구소송은 유스티니아누스황제법에도 존재하였다. 다만 방식서 소송이 아니고 직권심리절차에 의하여 행하였다. 이 절차에서의 재판관은 법정절차에서의 법무관 지위와 심판절차에서의 심판인 지위를 겸하므로 재판관의 판결은 국가기관의 명령으로서 필요한 경우에는 공권력에 의하여 강제로 집행되었다. 판결이 피고에 대하여 객체의 반환을 명하고 기타 금액지급 이외의 급부를 명한 경우에 재판관은 이러한 급부를 강제하며, 피고의 악의에 의하지 않고 급부가 불능이 된 경우에는 그에 가름하여 재판관의 재량에 의하여 결정한 손해액의 배상을 명하고, 불능이 피고의 악의에 의한 경우에는, 재판관은 원고가 선서하고 그 주장한 바에 따라서 배상액을 결정하였다. 판결이 금액의 지급에 관한 경우에, 피고가 임의로 판결 액의 지급을 하지 않을 때에는, 재판관은 피고 자신에 대한 또는 그 재산에 대하여 집행을 명한다. 그 소송에서 피고는 판결의 효력을 다툴 수 있고, 이를 다투어 패소하게 된 피고가 판결 액의 2배로 책임을 부담하는 위험은 제외되었다. 다만, 그 소송에서 피고는 많은 경우에는 인낙하였고, 그에 의하여 피고의 신체에 대한, 또는 그 재산에 집행절차는 개시되었다. 동일 용어로 표시되지만, 이 소송은 오히려 승소한 원고가 재판관에 대하여 집행절차개시의 신청을 하는 절차와 같은 의미를 갖게 되었다.

나. 대인집행

책임객체로서 피고 신체에 대한 집행은 직권심리절차에서도 존속하였고, 지급불능의 채무자 또는 그 재산 전부를 제출하여 채권자의 처분에 맡기는 재산권 양보절차를 취하지 않은 채무자에 대해서는 직접 그 신체를 구속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채권자가 자택에 채무자를 감금하여 노역에 종사하게 하는 제도는 소멸하였고, 국가도 이를 금지하였으며, 채무자를 국가 감독청에서 감금하는 규정으로 방향을 정하였다.

다. 물적 집행

채무자 재산에 대한 집행방법으로서는, 고전시대에는 단순하게 특수한 경우에만 인정되는, 채무자의 재산 중 각개의 물건을 개별적으로 압류하여 경매에 붙이는 법이 발달하였고, 총재산의 포괄적 압류 및 경매방법은, 실제로는 채권자가 다수인 경우에 행하여졌다.

(1) 개별집행

채무자의 재산 중에서 각 개의 물건에 대한 집행방법에 관한 가장 오래된 규정은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의 칙령에 나타났는데 이는 직권심리절차제도에서 발달하였다. 채권자를 만족시키는데 필요한 한도를 초과하여 채무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을 구하기 위해서, 집행을 맡은 재판관은 먼저 채무자의 동산, 부동산에 이어서 무체물의 순서로 순차 판결채무자의 물건에 대한 압류(pignus in[ex]iuDicati causa captum)를 명하였다. 채무자가 갖는 현금 또는 저금은 직접 채권자에게 인도되고, 압류물은 2개월, 유스티니아스 황제 법에서는 4개월을 거쳐 재판관의 명령으로 집행관에 의하여 경매되었고, 매득금이 채권액을 초과할 때에는 잉여금은 채무자에게 반환하였다.

(2) 파산절차

개별적 집행은 채무자가 지급능력을 갖고 있는데도 지급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 이용되지만, 채권자가 다수여서 채무자가 이를 전부 만족시킬 능력이 없을 때에는 총재산에 대한 집행절차가 행하여졌다. 이른바 파산절차이다. 채무자가 총재산 양보의 의사표시를 하고, 또는 집행을 면하기 위하여 도망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지급무능력을 명백하게 한 경우에는, 이 재산양보에 따라서 또는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재판관은 채무자의 총재산 점유를 채권자에게 위부(委付)한다. 점유위부를 수락한 채권자는, 그 채권에 관하여 판결을 받은 자 또는 그 청구를 채무자가 인낙한 자로서, 이러한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재판관이 지정한 재단관리인(curator bonorum)이 위부된 재산을 관리하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채권자 뿐 아니라 채무자와 동일 지역에서 주소를 가진 채권자는 2년 이내에,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자는 4년 이내에 파산절차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 기간이내에 채권을 제출하여 절차에 참가하지 않은 채권자도 그 청구권을 상실하지 아니하지만 위부된 채무자의 재산은 참가한 채권자를 위하여 기간경과 후에 경매되었다. 파산재단의 경매도 일괄하여 행하여지는 것이 아니어서 각개의 물건을 최고가격의 제공자에게 매각하는 방법으로 행하여지고, 매득금은 각 채권자에게 그 채권 액에 응하여 배당하였다.


강현중 변호사 (前 사법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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