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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공을 악용한 사익편취 막을 근본 대책 강구해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하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 기소된 데 이어 지난 4일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구속되었다. 앞으로 검찰의 수사가 더욱 확대될지 아니면 그 정도 선에서 마무리될지에 대하여는 법조계 내에도 이견이 있지만, 대선을 앞 둔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공방이 뜨거울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기본적으로 '공공을 악용한 사익편취'라는 성격을 갖고 있으며, 이를 가능하게 한 원인으로 법 자체가 갖고 있는 허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근거가 된 도시개발법은 2000년대 후반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국가 주도의 대규모 택지개발에 대한 수요 감소, 도심 내 노후지역의 재개발·재건축 필요성 등 변화와 맞물려 제정된 것으로 민간도시개발 활성화의 근거가 된 법률이다. 그런데 도시개발법은 민간사업자의 이윤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공공이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한 특수목적법인에 대해서도 토지수용권을 부여하고 있어 민관이 결탁한다면 막대한 이익 추구가 가능하도록 처음부터 그 악용의 길을 열어 놓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4일 민관 공공사업에서 민간의 이윤율에 상한을 두는 등의 내용이 담긴 '도시개발 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고, 국회 상임위에 제출된 여야 의원의 법개정안에도 민간 이윤율 상한을 6% 또는 10% 등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국회와 정부는 그와 같은 규제를 통해 도시개발법의 허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그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이번 기회에 공공의 개발을 앞세운 법률 전반에 대해 그 타당성과 적정성, 실효성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헌법은 제23조 3항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을 정당화하고 있고, 그에 기초하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도시환경정비법, 택지개발촉진법, 도시개발법 등 90여 개의 특별법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 법률들이 국토와 도시의 대규모 개발을 가능하게 하였지만 반면 철거와 개발을 둘러싼 심각한 사회적 갈등 또한 야기하였고, 토지수용으로 이주하게 된 원주민들의 헐값보상에 대한 불만 역시 부동산 문제와 맞물려 팽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기에 대장동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와는 별개로 개발과 관련된 많은 법률들이 현 시점에도 여전히 타당성을 갖고 있는지, 헌법이 규정한 사유재산권 보장의 취지와 재산권 제한의 한계에 따라 정당하게 작동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의 사유재산권 제한과 공공의 이익 실현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정교한 수단을 법률 자체에서 갖추고 있지 않다면 제2, 제3의 대장동 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단순히 민간이윤의 상한을 몇 %로 규제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정부와 국회는 개인의 권리제한과 공공이익 실현의 조화라는 큰 틀에서 토지수용과 보상, 개발과 관련한 법률 전반을 살펴 보고, 이번과 같은 공공을 악용한 사익편취의 가능성을 막을 근본적인 입법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