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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스타그램] ‘5탈제’ 무력화의 문제점과 대안

‘5회 응시제한’은 ‘적정량의 경쟁’으로 감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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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5탈제는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으로부터 5년간 5회 이내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간과 회수를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10월 7일 발의된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5탈제에서 ‘5년의 기간 제한’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정의 이유는 ‘병역의무 이행 외에도 임신·출산, 질병, 생계곤란 등 사유가 있어, 5년 이내로 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취지입니다. 

 

임신, 질병, 생계곤란 등 취약한 상태의 학생들을 보호하려는 개정안의 선의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기간 제한을 폐지하는 개정안은, 학생들이 응시기회를 아끼며 모의고사 성적이 우수한 경우에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도록 유도해 실질적으로 5탈제를 무력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5탈제 무력화는 오히려 취약계층을 불리하게 만들고, 경쟁에 의한 고통의 총량을 증가시키며, 법학전문대학원의 취지를 훼손할 것입니다. 질병 등 응시기간 제한의 연장이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응시기간을 연장케하거나, 일률적으로 1~2년간의 유예기간을 모든 학생들에게 부여함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대학입시에서 재도전 기회가 많은 정시전형에서는 고학력·부유층의 자녀가 더 많은 기회를 얻습니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수시전형처럼 ‘고등학교 3년간만 제한된 경쟁이 이루어지고, 경제력을 이용하여 재도전할 수 없는’ 경우, 저학력·저소득층의 자녀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실제 통계로 나타납니다. 

 

5탈제 무력화는, ‘취약계층이 학업에 전념할 돈을 벌거나 건강을 회복한 후, 다시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는 성공담’을 의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부유하고 안정된 여건의 자들이 예측불가능한 수험을 장기간 견디며, 불리한 환경에 있는 취약계층의 자리를 대신 차지할 가능성을 통계적으로 높일것입니다. 취약계층에게 유리한 방식은 2탈제·3탈제와 같이 재도전 기회가 적어, 경제력을 이용해 계속하여 공부할 여력과 기간의 확보가 공평하게 차단되고 단기간의 합격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진정으로 약자를 걱정하고, 변호사시험 5탈자를 걱정한다면 우선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여 경쟁을 없애고 모두에게 합격의 의자를 줄 수 있을지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변호사시험 재수생, 5회 기회를 사용한 사람들 모두가 우리의 이웃이자 자녀들이라고 생각했을 때, 어떤 제도가 납득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사람은 잠재적 재능과 소질을 갖고 있으나, 상당수의 사람은 외부의 압력 없이는 자발적으로 동기부여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신과 공동체에 아무런 혹독함도 요구하지 않는다면, 편안함 위에 무기력함이 스며들 것이고, 결국 더 큰 불행이 찾아올 것이기에, 이 때문에 ‘적정량의 경쟁과 이에 의한 고통’은 합의하여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생들에게 3%만이 합격하는 시험의 합격을 요구하는 것은 창의성을 말살하는 과도한 억압으로 교육적으로 부정적이며 과다하고 비효율적인 면이 있습니다. 반면 변호사시험처럼 55%가량이 합격하고 10%가량이 최종 불합격하는 시험을 요구하는 것은, 동기를 부여하고 집중·각성 상태를 만든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합리화될만한 적정한 경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대다수의 응시자를 불합격시키는 무한경쟁형 선발시험으로 유사직역 등을 선발하고 있고, 변호사에게 어려운 법률사무를 담당시키는 사회구조를 취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경쟁 없이 변호사가 되는 정책은 비판 없이 지속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현재의 법학전문대학원은 과거보다 다양한 유형의 인재를 변호사로 만들고 있고, 적은 수의 고시낭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시 응시에는 인원수 제한이 없으므로 불합격자에게 퇴로를 주는 식의 제도는 상정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법학전문대학원은 입학 전형을 통해 응시자의 수와 불합격자의 수가 한정됩니다. 따라서 변호사시험 불합격자 전원에게 퇴로를 주는 제도가 있더라도, 감당 불가능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따라서 모두가 경쟁 없이 변호사가 되는 제도가 지속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면, 변호사시험 불합격자에게 다른 퇴로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지역인재 공무원 추천채용제’가 법학전문대학원과 유사하게 적성시험 점수, 스펙 등을 요구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자를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또는 유사직역 통폐합 논의와 연계하여, 법무사 등의 유사직역 자격을 부여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응시 기회의 증가라는 권리는, 응시 기회가 적어야 유리할 사람들의 가능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5탈제 무력화는 경쟁과 불행의 총량을 증가시키면서도, 약자에게 더 불리한 환경을 만들 것입니다. 수시·학생부종합전형에는 취약계층의 학생이 장기간의 수험 끝에 성공했다는 드라마틱한 성공담이 없으나, 약자들은 무미건조하게 더 많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가난과 질병을 딛고 10번의 재도전 끝에 합격한’ 극소수 약자의 성공담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10번이나 응시할수 있는 제도가 약자에게 더 유리함을 논증해낸 것은 아닙니다. 냉정히 무엇이 약자에게 더 유리한지는 처절하고 감동적인 성공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공부기간을 한정하여 공부할 여력을 경제력으로 구입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제도가 보여주는 통계와 경향성에서 드러납니다. 단순히 ‘기회를 제한하면 항상 위헌적’이라는 식의 태도는 약자에게 유리한 정교한 규칙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때로는 우유부단한 태도보다는 엄격하고 냉정한 것이 큰 틀에서 더 온정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5탈제를 냉정하게 유지하고 최소한의 예외사유만을 정하고, 변호사시험 불합격자에게 퇴로를 부여하는 것이 법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이 필연적으로 내포할 불행의 총량을 줄이면서도, 적정한 경쟁이 있어 지속가능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걱정한다면, 아예 합격자가 앉을 의자의 개수를 늘려 경쟁을 제거해야 합니다. 경쟁을 제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 타인을 의자에서 밀어낼 더 장기간의 경쟁 기회와 불행의 총량 증대를 허용하기보다는, 의자에 앉지 못한 소수에게 과하지도 부족함도 없는 처우를 하기 위해 고민했으면 합니다. 



김기원 변호사(법무법인 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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