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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조인이 진실과 정의 저버렸다"는 비판 새겨 들어야

지금 우리나라는 대장동 개발로비, 대법원 재판거래, 고발사주의혹 등 전례 없는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법조계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저명한 법조인들의 이름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법조 카르텔이 빚어낸 초대형 부패 스캔들이라 하겠는가. 그뿐 아니다. 충격적인 법조 부조리도 끊이질 않는다. 법원장 후보로 오른 현직 판사까지 금품문제로 수사를 받는 마당이다. 현 정부 들어 법조계의 평판은 끝도 없이 추락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은 선진적인 사법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판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곤두박질도 이런 곤두박질이 없다. 판사, 검사들이 공정한 잣대로 판단하리라는 신뢰를 잃고 있고, 변호사들의 직업윤리도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어느 곳이든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는 존재하는 법이고, 이 도리의 틀을 짜 맞추는 기본적 질서가 법이다. 그런데, 요즘은 수사나 재판도 오로지 나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만 정의고, 나의 이익에 배치되는 건 법과 상식에 반한다는 궤변만 횡행하고 있다. 지도자라 불리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진실을 비트는 혼탁한 말 잔치만 무성할 뿐,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조차 쉽지 않다. 과연 무엇으로 지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첫째,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원과 검찰은 법을 훼손하고, 정의에 역행하는 일엔 어느 사람에게든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사회적 신분이나 정치 권력의 유무에 관계없이 공평한 재판과 수사를 해야 한다. 지금 쏟아지는 갖가지 의혹도 실체를 밝히려는 의지가 있겠느냐는 냉소마저 적지 않고, 대장동 사건은 첫 기소 이래 부실수사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을 유념할 일이다. 둘째, 국민을 향해 법적 기준을 명확하게 선포하고, 공정하게 집행한다는 인식을 높여야 한다. 요새 법적 절차보단 여론몰이로 거세게 밀어붙여야 가시적 성과가 있다는 인식이 늘고 있고, 법원, 검찰도 정치권에 휘둘린다는 의심을 종종 받는다. 한마디로 정치 혹은 힘의 지배가 법의 지배를 대신하는 경향이 많아진 거다. 실종한 법의 권위를 되살릴 대책이 절실하다.

셋째,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합리적, 현실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이슈들도 분노만 증폭할 뿐, 이를 진단하고 해소하려는 가시적 노력은 발견하기 어렵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주먹구구식 땜질입법으로 사태만 키웠을 뿐, 정의의 관점에서 '법'을 제안하고, 집행하고, 평가하는 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제 본격적인 대선정국을 앞두고 있고, 여야의 대선주자 모두 법조인이다.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이 법치를 잘 이행해 주길 바랄 만한 일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아우성만 넘치고 있진 않은가. 최고법원의 권위실추에 대한 우려, 신속한 재판과 수사가 사라졌다는 불만, 변호사들이 돈에 휘둘려 정의를 왜곡한다는 비판이 도처에서 넘쳐난다. 참담한 심경이 아닐 수 없다. 법조 개혁이 법조 개악이 돼버린 건 아닌가. 사법권을 뒤흔드는 졸속입법과 외부간섭도 너무 많진 않았는가. 이제라도 법원과 검찰은 삼권분립을 향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변협도 법조윤리부터 재정립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더는 귀를 막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