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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

[나의 여행기] 제주도 자전거 종주 다녀온 이승익 변호사 부부

훌훌 버리고 떠났다… 그리고 달렸다, 해안 길 234km

“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이제는 더 이상 얽매이긴 우리 싫어요. 신문에, TV에, 월급봉투에.”


어디선가 들어보신 것 같지 않으신가요? ‘제주도의 푸름 밤’이라는 노래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위 노래의 가수는 실제로 제주도에서 약 한달 간 머물면서 위 노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어떠신가요? 당장 제주도로 떠나고 싶어지지 않으신가요? 이 글을 읽기 전 또는 후, 위 노래를 꼭 한번 들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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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의 저녁 풍경. 참으로 멋졌고, 황홀했다.

 

저희 부부는 지난 추석 연휴동안이나마 위 가삿말의 주인공처럼 일상을 벗어나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종주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제주도에는 아름다운 해안을 한 바퀴 도는 자전거길(위 자전거길의 공식적인 명칭은 ‘제주 환상 종주 자전거길’이라고 합니다)이 조성되어 있고, 총 길이는 234km에 이릅니다. 저희 부부는 위 234km 길이의 자전거길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2박 3일에 걸쳐 하루에 약 80km씩 주행했습니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주행했던 이유는, 시계 방향의 길에 비하여 비교적 자전거길이나 안내표지판이 잘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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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 코스는 ‘제주공항~용두암~다락쉼터~해거름마을공원~송악산~산방산’ 약 85km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제주공항에서 다락쉼터까지 주행을 할 때만 하더라도 ‘와~우리가 정말 꿈에 그리던 제주도 자전거 종주를 하는구나! 인생은 참 살만하구나’라고 생각할 만큼 행복을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다락쉼터 인근의 횟집에 들러 갓 잡은 회와 매운탕까지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일상을 벗어나 환상의 종주 2박 3일

 하루 평균 80km


그러나 행복은 잠시. 저녁 시간 전까지 송악산에 도착하기 위해서 저희는 쉬지 않고 약 56km를 달려야만 했는데요. 그 과정은 이 한마디로 설명될 것 같습니다. 송악산 부근에 도착하였을 때, 제가 아내에게 “은진아, 어땠어?”라고 묻자, 아내는 “내가 다리를 움직이는 건지, 다리가 나를 움직이는 건지 모르겠어…”라고 대답했답니다. 모든 체력을 소진한 저희 부부는 벌써부터 남은 이틀 동안의 주행이 걱정되었지만, 저녁 식사로 맛있는 장어와 함께 약간의 술을 곁들이고는 곧바로 숙소에 돌아가 잠에 곯아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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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행정안전부 자전거 행복나눔 사이트>

 

이튿날 아침. 저희 부부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온 근육이 뭉쳐 있었고, 첫째날 반바지를 입고 주행했던 탓에 햇빛에 노출된 부분의 피부가 화상을 입은 듯이 매우 따가울만큼 고통스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간신히 숙소에서 기어 나와 이튿날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공항~산방산~표선해변~온평리~용두암으로

 섬 ‘한 바퀴’


이튿날 코스는 ‘산방산~법환바당~쇠소깍~표선해변~온평리마을’ 약 85km이었습니다. 이튿날 코스는 특히나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여정이었습니다. 위 코스는 눈앞에 남국적인 분위기가 연출될 정도로 경치가 매우 좋은 해변길이 이어졌고, 중간 중간에 시원하고 광활한 내리막을 즐길 수 있게끔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1달 살기’를 했던 제 아내는 이날 여정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표했는데요. 저 역시 제 아내의 의견에 진심으로 공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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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여정 그 어디선가에서의 아내 뒷모습. 그녀는 내 생각보다 자전거를 참 잘 탔다.

 

“자전거로 보는 제주도는 지금까지 봐 왔던 제주도와는 전혀 다른 감동으로 와 닿는 곳이었다. 몰디브, 니스가 생각 날 정도로 이쁜 곳이 문득 문득 보이던 제주도. 어쩌면 제주도가 가까이 있는 탓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진가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건 아닐까. 서진(저희 아기 이름입니다)이랑 꼭 꼭 다시 한번 와보자”

 

그림 같은 풍경에 고통도 잊어

 ‘맛집’ 만나는 건 ‘덤’    

 

이날 아침 9시부터 시작했던 자전거 주행은 밤 8시가 넘어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만큼 매우 힘들었지만, 이를 악물고 달렸고, 가까스로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인근 식당에 터벅터벅 들어가 제주도 흑돼지를 구워 먹고 이와 함께 시원한 맥주를 곁들였습니다. 정말이지, 힘든 하루였고, 위 일정을 완주할 수 있었던 데에 감사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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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맛있게 먹었던 돌문어볶음. 다음 번에 제주도를 간다면, 또 방문하고 싶은 그러한 집이었다

 

셋째날 코스는 ‘온평리마을~성산일출봉~김녕성세기해변~함덕서우봉해변~용두암’ 약 65km이었습니다. 이날 코스는 이전 코스들에 비해 주행거리가 적었는데요. 그 이유는, 저희가 애초에 코스를 계획할 때 하루하루 체력이 떨어질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자전거로 제주도를 종주해 갈 때쯤 되자, 맛집을 한눈에 알아보는 안목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길가에 맛집으로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가 아래 사진과 같은 돌문어볶음을 먹었는데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혹시나 위 돌문어볶음을 추천받고 싶으시다면, 저나 아내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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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제주도 자전거 종주 중에 기념사진을 찍는 우리 부부의 모습

한편, 셋째날 코스는 이전 코스들에 비해 오르내림이 적고, 평지가 길었습니다. 그 덕분에 저희 부부는 이날 크게 힘들지 않게 자전거 주행을 할 수 있었고, 중간중간 바다와 해변의 암석이 만들어 내는 절묘한 경치를 바라보면서 자신 스스로에게 몰입하곤 했습니다. 이날 제 머릿 속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한시라도 젊을 때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고, 행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떠신가요.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도 지금 당장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어지지 않으셨나요? 그렇다면 제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인데요.


올 한해도 열심히 달려오느라 지쳤을 법한 법조인 여러분,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로”


이승익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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