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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형사법집행에서 수직적 권력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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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시절 백악관과 법무부(DOJ)의 관계에 대한 공부를 하던 중, '헌법에 따른 수직적 권력분립 원리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몇 장면이 있었습니다.


우선,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라는 미드에서, 백악관이 러시아 테러리스트에게 군에 의한 공격을 준비하던 중 범인이 미국인으로 확인되자, 야당에서 '군의 자국민 공격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음'을 이유로 소를 제기하고 법원에서 공격중단 판결을 하려는 순간, 보좌진 한 명이 '법에 따른 권한행사'를 떠올리고 이어서 FBI가 지휘권을 넘겨받아 공격을 실행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당선 직후 충성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임스 코미 FBI국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FBI가 회원인 국가안전보장회의 관련 사항을 제하고 대통령의 FBI에 대한 의사전달은 DOJ를 통해야 한다는 원칙을 백악관이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DOJ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개혁추진 과정에서 'DOJ의 백악관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음에도, '대통령의 통제를 없앤 독립기구로서 DOJ' 구상은 대통령의 통제를 벗어난 소추권은 위헌임을 이유로 채택되지 못하고, 5년의 논의를 거쳐 권력자와 이해관계 충돌이 있는 예외적 사건에서 DOJ의 제한적 통제권을 전제한 특별검사제를 입법화한 장면입니다.

위 일화들에서 미국의 형사법집행은 헌법에 따른 수직적 권력분립 체계로서 '대통령⇒DOJ⇒각 Division, FBI 등'의 통할구조 하에서 행사되고, 그 같은 통할구조를 일탈한 입법과 권한행사는 위헌·위법이라는 원리가 확인되며, 그 같은 원칙을 통하여 권력남용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통할의 기본구조의 와해에 따른 위험성을 우선적으로 경계함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도 형사법집행에 있어 수직적 권력분립에 따른 '대통령⇒법무부⇒검찰⇒사법경찰'의 통할구조를 채택하고 있다고 할 것인데, 최근 제·개정된 법률들에 의하여 경찰청의 수사권은 검사의 지휘권 박탈로, 공수처의 소추권은 대통령과 법무부의 통할권 부재로 인하여 권력분립의 기본구조가 와해되고, 그에 따른 위헌성과 권력남용 가능성, 비효율성의 총량이 증폭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강백신 부장검사(서울동부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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