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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경 중복수사 혼란 막기 위한 법률 정비 필요하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수사에 나서면서 중복수사 우려가 현실화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과거 사용한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한, 유 전 본부장 지인 자택 압수수색을 들 수 있다.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한 후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경찰의 불만이 고조되었다. 그 밖에도 성남시청에서 보관하고 있는 관련 자료에 대해 검찰은 수차례 압수수색을 했고, 경찰은 임의 제출 받았다. 검찰과 경찰에서 관련자들을 소환하여 조사한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중복 소환 및 조사의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검찰과 경찰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라"고 한 이후 검찰과 경찰의 고위관계자들은 입으로는 상호 협력을 다짐했지만 실제 상황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검경이 하나의 사안에 대해 중복적으로 또는 나누어 수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검경 모두 일부 증거에만 접근이 가능해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기 어렵다. 사건관계인들은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동일한 내용에 대해 중복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러다 보면 같은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 검경이 서로 상반된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 국가의 기능, 그 중에서도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수사권을 이런 식으로 행사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이 이 정도로 후진적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은 국가기관 사이에 협조가 잘 되지 않고 관례를 존중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 이웃 일본에서 법 규정이 다소 미흡해도 기관 상호간 존중과 관례로 별 문제없이 돌아가는 것과 전혀 다르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해 상세한 규정을 두고 이견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는 검찰, 경찰 이외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까지 생겨나서 혼란이 더해질 수 밖에 없다. 현 정부의 소위 형사사법 시스템 '개혁' 과정에서 양식 있는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생길 것을 지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묵살되고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얼치기 입법만 되었다.

이런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려면 법무부 산하에 미국 연방수사국(FBI) 같은 기구를 설치해서 검찰과 경찰의 기능을 흡수하는 등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 차기 정부에서는 현재 형사사법구조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제대로 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국민은 그 희생양이 될 것이다. 그러한 개혁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때까지 국민을 잘못된 제도의 실험대상으로 둘 수도 없다. 그 이전이라도 수사권이 충돌할 때 이를 조절하고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서 시행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고 국민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