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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메타버스 시대와 영업방법 발명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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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방법(Business Method, BM) 발명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사업에 관한 아이디어(영업방법)를 구현하는 발명이다. 각종 플랫폼 사업용 앱(각종 모빌리티 앱, 배달 앱 등)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좋을 것이다. 배달 앱을 예로 들면 다양한 식당들과 소비자를 연결한다는 사업적 아이디어를 모바일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구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 BM발명의 특허적격성을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하였으나, 최근에는 BM발명에 관한 논의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모바일앱을 통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대세가 되어 있고, 메타버스 플랫폼까지 조명받고 있는 요즈음 BM발명에 대하여 다시 한번 점검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몇 차례에 걸쳐 BM발명의 현황, 어떻게 해야 BM발명을 특허로 등록받을 수 있는지, 그 권리범위를 확보하기 위하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관련 특허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등에 관하여 국내외의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미국 연방항소법원(CAFC)이 1998년 State Street Bank & Trust vs. Signature Financial Group 사건에서 영업방법이 특허대상임을 인정한 이래로 BM특허의 특허적격성이 주로 문제가 되어 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0년 Bilski 판결, 2014년 Alice 판결을 통해 특허대상이 아닌 추상적 아이디어 자체는 특허적격이 없고, 이를 유효한 특허대상으로 변환할 수 있는 추가적인 구성요소가 있는지 검토하여야 하고, 업계에서 전통적으로 잘 알려진 방법을 단순히 컴퓨터프로그램발명으로 구현하였다면 이는 특허로 성립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전통적으로 잘 알려진 방법을 단순히 정보통신기술로 구현하는 것 그 이상을 요구하는 위 미국 연방대법원의 태도는 특허적격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신규성이나 진보성의 문제에 더 가까워 보인다.

 

우리 대법원은 특허적격성과 관련하여서는 컴퓨터상에서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될 것을 요구하고 있고(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후265 판결. 이를 현재의 입장에서 쉽게 표현하면 '앱 등으로 구현된다' 정도의 의미일 것이다), 그와 별개로 진보성 등 다른 특허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영업방법 발명의 진보성 여부 판단은 영업방법의 요소와 이를 구현하는 기술적 요소 모두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후1885 판결)는 정도의 원론적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등을 통한 모바일앱이 활성화되어 있는 요즈음 '컴퓨터상에서 실현될 것'이라는 특허적격성의 문제보다는 어떠한 사업적 아이디어를 전자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신규성, 진보성을 인정받을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위 2017후1885 판결은 '① 영업방법의 요소'와 '② 이를 구현하는 기술적 요소'를 진보성 판단에 모두 고려하도록 하고 있는데, '② 이를 구현하는 기술적 요소'에 특징이 있는 발명이라면 '① 영업방법의 요소'를 제외하고도 그 자체만으로도 특허받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므로, 영업방법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있어서는 '① 영업방법의 요소'가 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8후10800 판결(일명 아프리카tv 사건)을 보도록 한다. 아프리카tv가 인터넷방송 관련 특허에 대하여 그 무효를 구하는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특허발명은 '인터넷을 이용한 시청자 반응도 조사와 이를 인터넷 방송화면에 반영하는 구조'에 관한 발명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시청자 반응도 조사와 이를 방송화면에 반영하는 구조'는 선행발명 1에 동일하게 포함되어 있고,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정보전달이라는 기술사상도 공통된다. 다만 특허발명은 방송과 시청자 반응도 조사프로그램 모두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반면, 선행발명 1은 시청자 반응도 조사만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TV 방송은 공중파 등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법원은 "인터넷 방송 기술이 도입된 상황에서 인터넷방송을 하면서 시청자 반응도 조사도 인터넷을 통해서 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 인터넷 강의 영상과 채팅창이 화면에 동시에 표시되어 수강생들이 강의에 대한 의견을 즉시 표시할 수 있는 선행발명 5와 선행발명 1을 결합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보아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부정하였다. 간단히 표현하면, 종래 공중파 tv를 시청하다가 인터넷으로 시청자의 반응도를 조사하는 선행기술이 있었으므로,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다가 인터넷으로 시청자의 반응도를 조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것이다.


특허발명 = 인터넷방송 + 시청자 반응 조사·표시

선행발명1 = 공중파방송 + 시청자 반응 조사·표시


여기서 주목할 만한 대법원의 판시 부분은 "특허발명은 인터넷 방송과 인터넷을 통한 시청자 반응도 조사를 통합하는 기술적 수단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들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관념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므로, 선행발명 1과 선행발명 5를 결합하려면 선행발명 1의 설계를 변경하여 인터넷으로 통합해야 하는 등의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는 사정을 특허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고려할 필요도 없다"고 판시한 부분이다.

  

일반 기계 등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 그 구성요소 중 일부는 A발명에, 다른 구성요소는 B발명에 있을 때 A발명과 B발명을 결합하는 것이 곤란한가의 관점에서 그 진보성을 판단하게 된다. 다만 일부 요소는 A에 있고, 다른 요소는 B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결합이 용이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형적인 사후고찰에 해당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진보성을 부정하게 되면 특허받을 수 있는 발명은 거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런 경우 A, B를 결합함에 있어서 A나 B의 구조를 상당히 변경해야 한다는 사정이 있다거나, A, B의 기술분야가 다르다면 쉽사리 그 결합의 곤란성을 부정(진보성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 실무이다. 그러나 기술적 수단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아이디어만 제시하는 유형의 BM 발명의 경우 구조 변경의 곤란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려할 요소가 아니라고 볼 것이고, 이 판결에서 이를 보여주었다. 결국 이 사건에서의 특허발명은 전통적으로 알려진 방법을 약간 변형해 기존의 인터넷기술로 구현한 것에 지나지 않아 진보성이 부정되었다. 이러한 특허의 등록이 유효하다면 아프리카tv 뿐만 아니라 모든 인터넷방송에서 방송하면서 시청자의 반응도를 조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게 되는데, 이 사건 특허가 방송시에 인터넷을 통한 시청자 반응 조사를 처음 제시한 것이 아닌데 위와 같이 넓은 권리를 갖게 되면 곤란하다는 점에서도 위 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사례를 보도록 한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스크린 골프와 관련된 특허가 다루어 졌는데, '비거리 감소율에 대한 보정을 제공하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 및 방법'에 관한 특허가 무효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후10975 판결, 특허법원 2019. 6. 21. 선고 2019허1643 판결). 이 사안은 전형적인 영업 방법 발명은 아니지만, 골프를 실내에서 즐기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를 컴퓨터 기술을 통해 구현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BM 발명으로 볼 수 있는 사안이다. 이 특허 또한 골프를 실내에서 구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기술적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한다는 기술적 요소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주로 문제가 된 구성은 청구항 1의 구성요소 4 "상기 가상의 골프코스 상에 볼이 놓인 위치의 지형(이하 '지형조건')과 상기 센싱장치에 의해 감지된 타격 매트 상에 볼이 놓인 영역(이하 '매트조건')에 따라 시뮬레이션되는 볼 궤적에 따른 비거리를 조정하는 제어부"라는 구성이다. 이 청구항은 물건발명에 관한 것이지만, 방법발명인 청구항 6은 위 구성요소가 방법적인 형태로 기재되어 있어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특허법원은 선행발명 1에 위와 같은 지형조건과 매트조건을 함께 고려하여 그 조합에 따라 비거리를 조정하는 구성이 나타나 있지 않고, 단일한 타격 매트를 사용하고 지형조건만을 고려하는 선행발명 2를 결합하더라도 특허의 구성요소 4와 같은 구성을 쉽게 도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도 이러한 특허법원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를 통한 가상의 골프 라운드를 함에 있어서 실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는 것과 비교할 때 괴리감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하여 매트조건을 세분화하여 그에 따라 비거리를 조정한다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었다는 점에서 앞의 아프리카tv 사건과 달리 특허성이 인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업적 아이디어만을 제시하면서 이를 종래 정보통신기술로 구현하는 BM 발명의 경우에는 일반 기계 등의 발명과 달리 결합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 구조 변경의 곤란성을 고려할 필요가 덜하다는 점에서 일반 기계 등 발명에 비하여 진보성을 인정받기가 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밖의 점에서는 일반적인 진보성 판단기준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고, 결국 중요한 점은 영업방법으로서 얼마나 새로운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지라고 할 것이다.

 
※ 이 글은 김명훈·조세윤 법무법인 율촌 변리사가 도움을 주셨다.

 

 

구민승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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