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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스타그램] '중립 기어'의 의미

사건에 과몰입 하다보면 올바른 판단 그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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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립 기어 박는다'라는 말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행 중이다. 얼핏 볼때는 무슨 의미인지 쉽사리 이해 되지 않지만, '어떤 사건에 대해 명확한 증거가 없을 때에는 성급히 옹호 또는 비방하는 의견 따위를 표시하지 않는다' 정도로 규정할 수 있겠다. 신문, 방송 등으로 대표되는 레거시 미디어와 달리 뉴미디어 시대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SNS, 포털 뉴스 등을 통해 하루에도 수만 건의 글과 기사가 올라온다. 많은 양의 정보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자극적인 글과 사연도 많이 접하게 된다.

자극적인 정보는 많은 사람이 클릭하게 되고, 그 가운데 종종 다른 형태로 가공돼 '확대재생산' 되기도 한다. 커뮤니티를 떠도는 진위불명의 글이 진실한 정보인 양 다루어진다. 그렇게 여론이 한번 형성되고 나면, 객관적인 판단이 극히 어려워진다. 군중이 인식하는 내용에 따라 선악이 결정되므로 누군가를 쉽게 지고한 성자로 둔갑시키거나 반대로 악마화하는 것은 일도 아니게 된다. 오도된 여론은 만들어진 '성자'를 향해서는 극도의 찬사를, '악마'를 향해서는 징치의 돌팔매질을 한다. 때로는 누군가를 거짓으로 철저히 매장해 사람의 사회적 삶을 끝장내버리기도 한다. 터잡아야 할 실체적 진실은 어느새 뒷전이 되버리고, 마녀사냥에만 열을 올린다. 모 배우의 경우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사건에 연루돼 성난 군중의 무수한 비난을 받았다. 시간이 흐른 뒤 사건의 전모가 차차 드러나게 됐지만 그의 배우 생명은 사실상 끝나 버렸다. 이렇게 '중립 기어'를 박지 않고 사안을 일도양단할 때, 누군가는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목도했다.


실체적 진실 객관적으로 보려는

 태도가 중요


'중립 기어'를 정제된 표현으로 말해본다면, 바로 '공정성'과 '균형성' 그리고 '객관성'이리라. 이는 사안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이나 도구로 작용하며, 법조인이라면 응당 갖추어야 할 자질이다. 사건에 지나치게 몰입하다 보면, 의뢰인 편에 감정적으로 이입하게 되거나 편향되고 적은 정보만을 반복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객관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된다. 돌이켜 보면 초년 변호사 시절에 이런 실수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선배 변호사들은 사건에 과몰입하는 것을 경계할 것을 늘상 조언했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실체적 진실, 즉 사안의 본질을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보고자하는 태도는 두말할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나침반과도 같은 것이라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해 길을 잃지 않도록 한다. 이를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내 안의 균형성, 공정성, 객관성의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자신을 삼가고 다잡아 본다.


한준엽 변호사 (인천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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