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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피해자 국선변호' 활성 위한 보수체계 마련 절실하다

법무부가 지난 5일 '피해자 국선변호사에 대한 기본 업무-기본 보수제' 시행에 들어갔다. 이 제도에 따르면, 피해자 국선변호인에 대하여 수사절차(40만 원), 공판절차(20만 원), 기타절차(10만 원) 등 사건 진행 단계에 따라 절차를 나누어 보수를 지급하되, 그에 부수되는 대면상담, 의견서 제출, 피해자 조사 참여, 법정출석 등은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기본 업무로 설정하고 이를 수행한 경우에만 기본 보수금을 지급하게 된다. 법무부는 새로운 보수제 도입에 대하여 피해자 국선변호사에 대한 보수를 현실화하여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절차 단계별로 보수를 지급함으로써 비전담변호사의 적극적인 피해자 지원과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법무부의 이러한 방침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에 따라서는 필요 없는 업무까지 추가로 모두 수행하도록 해 변론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국선변호사들의 사기를 꺾고 신규 변호사들의 유입을 막아 서비스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도의 부실화 원인을 바라보는 정부와 변호사단체의 시각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확인할 수 있다.

돌아보건대,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처음 도입한 때가 2012년이다. 당시 정부는 성폭력·아동학대·장애인학대 피해자들이 사건 발생 초기부터 수사, 재판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전문적인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운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그 정책적 의욕에 상응하는 배려가 충분하였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피해자를 변호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신뢰를 쌓아가야 하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책도 필요하다. 당연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투입되는 작업이다. 이런 제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피고인 국선변호인 제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전문능력을 갖춘 변호사를 양성하고 이를 위한 충분한 유인(誘因)이 제공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 가까이 되는 시점까지 법무부는 제도의 성공적인 시행에 필요한 정책적 뒷받침이 부족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20년 기준 비전담변호사 한 명에게 지급되는 평균 보수액이 167,000원이었다고 한다. 개정전 보수 기준으로 보더라도 매우 적은 금액임을 알 수 있다. 비전담변호사들이 부실하게 피해자 국선변호에 임했다고 비판하기에 앞서 얼마나 경제적 유인이 부족했는지를 말해 준다. 변호사들에게 단지 열정과 사명감만으로 성실한 변호를 기대할 시기는 지났다. 법무부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보수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제도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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