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목요일언

박수 받고 떠나는 리더

173512.jpg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76) 총리가 9월 26일 총선을 끝으로 16년 집권의 마침표를 찍고, 31년 정치 인생에서 퇴장하였다고 한다. 그에 대해서는 많은 수식어가 붙어 있다.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연소 독일 총리', '최장기간 재직 총리' 등이다. 특히 그에 대한 수식어 중 '엄마의 리더십'이라는 말이 유독 눈길을 끈다. 물론 다른 정치 체계와 역사를 가진 독일의 현 상황을 우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을 바라보면서 '박수 받고 떠나는 리더'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기간 동안 11%대에 달한 실업률을 3%대로 낮추었고, '유럽의 환자'라고 불린 독일을 '유럽의 엔진'으로, 유로존 경제위기 때는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면서 유럽의 리더역을 자임했다. 나치 수용소를 방문하여 유대인 학살을 사죄하고, 시리아 난민 100만 명을 자국민의 반대에도 수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제 퇴임하는 메르켈 총리를 칭송하자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장을 보고 소박한 옷차림에 때문에 '엄마의 리더십'이라 불리지만, 그가 보여준 것은 강한 결단력과 추진력이었으며, 16년간 국민 모두가 칭송과 찬성만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끌어 않은 포용력이었다. 단임제의 대통령제 국가에서 임기 말년에 찾아오는 '레임덕'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임기를 종료한 리더들의 비극적 말로를 더 이상 우리 역사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실현 불가능한 꿈일까?

옛말에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이 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로, 그만큼 한 명의 리더가 국민 개개인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중대하다. 쏟아지는 미래를 향한 공약으로 다음 리더를 선택하는 행복한 고민은 이번 선거에서도 기대하기는 어려운 듯 하다. 각 후보들에 대한 의혹과 범죄 연루 가능성을 보면서, 그나마 어떤 사람이 조금 덜 때 묻지 않은 것인가를 판단하여야 하는 우리 정치판의 현실이 무척이나 암울하다. 코앞에 닥친 대선에서 우리도 임기를 마치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리더를 뽑고 싶다. 후보자 선출부터 최종 투표까지 국민들은 언제까지 비방과 의혹에 표심을 움직여야 할까? 결국 남은 선택은 국민들의 몫이다.


이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정진)

리걸에듀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