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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와 저작권 방조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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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World wide web)은 팀 버니스 리(Tim Berners Lee)의 제안으로 1989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가 연구 자료의 효율적 공유를 위해 개발한 인터넷에서의 정보 공유 방법을 통칭하는 것이다. 주요 구성은 HTML이라는 웹페이지의 언어, HTTP라는 통신 프로토콜, URLs라고 불리는 주소 등인데, 그 핵심 가치는 hyperlink를 통해 각각의 텍스트들이 서로를 참조하고 다른 문서가 어디에 위치하든지 클릭 한 번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 하이퍼링크가 요즘 우리가 간단하게 링크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이퍼링크는 어떻게 보면 WWW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링크가 인터넷 세상에서 가지는 의미 때문에 링크를 제공하는 행위는 책을 위한 종이나 과일을 썰기 위한 칼처럼 가치 중립적인 도구로 생각되어 왔다. 음란서적이 출판되었다고 제지 업자를 처벌하거나 과도로 살인이 있었다고 철물상을 제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나아가 하이퍼링크가 일반 대중에 의한 표현의 자유를 전례 없이 확장시켜 왔기에 링크에 무언가 가치 평가를 한다는 것은 그로 인한 억제 효과(chilling effect)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기도 하다.

지난 9월 9일 불법 저작물에 대한 링크 행위의 저작권법 위반 방조책임 여부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였다. 여기서 대법원은 링크 행위만으로는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 수 없어 방조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2015년의 판결(2012도13758)을 6여 년만에 뒤집고 일정한 조건 하에 영리적·계속적으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링크 제공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의 형사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 원심은 2017년 판결로 대법원의 결론은 무려 4년의 고심 끝에 내려진 것이다. 그 와중에 불법 저작물에 대한 임베디드 링크(embedded link)를 게재한 행위는 공중송신권(전송권) 침해행위에 대한 방조책임이 인정된다는 서울고법 2016나2087313 판결(이후 대법원에서 2017다222757 판결로 상고기각) 등에서 민사책임이 인정된 바 있었으나 링크 제공자의 형사 책임 여부에 대하여는 어떠한 결론이 내려질지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실무자들도 다들 관심을 가지고 결론을 기다렸던 사건이다. 현재 유사한 취지의 저작권법 개정안도 제안되어 있는 것처럼 대법원의 판단은 최종 결정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시작에 해당할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고민과 이를 반영한 후속 조치들을 기대한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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