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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재연된 전관예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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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법조인들이 대거 연루되면서 전관예우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과 공수처, 경찰 등이 전방위 수사에 나서고, 국정감사 기간을 맞은 국회 등 정치권의 공방도 거세지면서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법 개정과 제도 정비를 통해 법조윤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최고위 판·검사 출신 법조인들이 법조기자 출신 대주주와의 인연 등을 계기로 화천대유에서 고문·자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가 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여러 제도를 두고 있음에도, 화천대유에 연루된 최고위 법조인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이 같은 감시체제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법상 공직퇴임변호사는 일정기간 자신이 수임한 사건을 소속 변호사단체와 법조윤리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제출 대상이 송무사건에만 한정되고 자문사건은 제외되기 때문에, 화천대유에 자문을 한 고위 전관 변호사들에게는 사실상 자료제출 의무 자체가 없었다. 지난해 9월 퇴임한 권 전 대법관의 경우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월 1500만원 상당의 고문료를 받아 많은 법조인들이 실망감과 배신감까지 토로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그간 많은 대형 법조게이트가 터졌고, 이를 계기로 전관예우를 포함한 법조비리 재발 방지 방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유야무야, 용두사미로 끝나는 사례가 많았다. 가까운 예가 2016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법조인들의 '몰래변론' 논란이다.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은 "불미스러운 법조비리 의혹으로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재발을 막기 위해 몰래변론을 금지하고 변호인 면담을 투명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검찰을 포함한 법조계 각 기관이 앞다퉈 조사에 나서며 강도 높은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떤가.

 
"선배 법조인들을 존경했는데도 배신감으로 돌아왔다." 한 청년 법조인이 이번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두번 다시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자성과 제도 개선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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