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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스타그램

[#지방회스타그램] ‘K선배들, 친구 L들에게’

가까운 지인의 '정치적 포즈'는 아직도 낯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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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평년과 다른 생일축하, 추석명절 안부 문자를 몇 통 받았습니다.

"형, 축하해요. 이제 환갑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라는 생일축하 문자, 내년 대선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이 암시된 K 선배와 또다른 K 선배, 친구 L과 또다른 친구 L의 명절 문자들이 그것입니다.

전자는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적극 반박하는 문자를 후배에게 전송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안부를 물어준 데 대해 단순히 감사하는 마음만 전할 수는 없었습니다.

개인적 친분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역구 의원들로부터 '뿌려지는' 대량 문자들을 해마다 반복 수신하였고, 이미 선배, 동기는 물론 후배들이 국회 등 중요 정치무대에 다수 입성한 상태이지만,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의 정치입문 메시지는 '정치적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들 사진만큼이나 아직 낯섭니다.

아마도 따뜻한 그들의 마음씨, 탁월한 업무 능력, 쉼 없는 노력, 불편부당하며 항상 겸손했던 태도 등 제가 알고 있는 그들의 훌륭한 인격이 기성 정치인들의 그것과는 도무지 결합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간수-죄수 실험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을 간수그룹과 죄수그룹으로 나누어 역할분담을 시키고, 2주 간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기로 했던 심리학 실험이지요.

 

정치판에 섞여

 '썩은 사과'로 변하지 않길 바라  


간수 역할을 맡은 피실험자들은 실제 간수가 된 것처럼 행동하게 되고, 나아가 죄수역의 피실험자들에게 예상보다 가혹한 행위를 하게 되면서 실험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중단되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실험기획자였던 짐바르도 교수조차 현 상태가 실험임을 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에 썩은 사과이론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신선한 사과도 썩은 사과가 들어있는 상자에 넣으면 결국 모든 사과가 썩어버린다는 것입니다.

K 선배들과 L 친구들이 과연 기성 정치판에 섞이다 혹여 가혹한 간수나 썩은 사과로 변하면 어쩌나 살짝 걱정입니다. 하지만 제 기우(杞憂)라고 믿겠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K 선배들, L 친구들은 절대 초심을 잊지 않고, 근묵(近墨)하더라도 검은색으로 물들지 않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하는 그분들에게 출발도 하기 전에 제가 초를 치고 말았습니다. 힘든 결심을 하신 선배, 친구들! 열심히 준비하셔서 꼭 원하는 결과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싫은 소리 많이 할 예정이니 각오하세요. 짐 내려놓게 되는 그 어느 날 부디 진정 명예롭기를 바라며, 그땐 다시 편하게 마주 앉아 소주 한 잔 합시다.

그리고 P야, 다시 말하지만 나 아직 환갑 멀었으니 그만 놀려라.


김영일 변호사(경기중앙회 제2부회장)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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