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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기소 후의 참고인조사와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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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란 범죄혐의 유무를 명백히 하여 공소제기와 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활동이라고 판례는 보고 있다. 그래서 공소제기 후에도 수사가 가능하므로 공소제기 후에 수사기관이 참고인을 조사하는 것은 당연히 허용된다. 판례는 피고인에 대한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판례는 위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매우 혼란스럽다. 먼저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언을 마친 증인을 수사기관이 다시 참고인으로 조사하여 진술조서를 작성한 경우에 진술조서를 증거로 삼는 것은 당사자주의, 공판중심주의, 직접주의를 지향하는 형사소송법의 소송구조에 어긋나고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증거동의를 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어서 참고인이 자신의 증언내용을 번복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경우와 참고인을 피의자로 위증혐의를 조사한 내용을 기재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도 같은 입장을 취하였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공소제기 후이긴 하지만 아직 증언을 하기 전인 참고인을 수사기관이 조사하여 작성한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신청하여 신문할 수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언을 마친 참고인에 대한 진술조서 등과 같이 피고인이 증거동의를 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물론 참고인이 다시 증인으로 법정에서 증언한 경우에도 적법한 증언절차에 따랐다면 그 증언 자체의 증거능력은 인정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판례는 증거능력이 없는 진술조서 등과 같은 취지로 참고인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진술을 하는 경우에 그 증명력에 대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증인이 법정에서 증언하기 전에 수사기관에 소환된 적이 있다면 그 과정에서 회유나 압박, 답변유도나 암시 등으로 증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하지 못하는 한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까지 분명히 하였다.

이에 학계에서는 진술조서 등이 공판중심주의 등에 반해 작성되었으므로 위법수집증거라는 주장도 있고, 피고인이 증거동의를 하면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위법수집증거로 볼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판례는 과연 어떤 입장인가. 공소제기 후의 수사가 가능하며 진술번복에 따른 수사필요성이 인정되는데도 이를 공판중심주의 등에 굳이 반한다고 보아야 하나. 더구나 위증혐의로 조사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이와 무관하지 않나. 그리고 증거동의를 하지 않을 때에 적용되는 전문법칙의 예외 규정을 이 경우에만 배제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피고인에게 불리하면 자유심증주의의 대원칙까지 허물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도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거나, 공소제기 전의 참고인에 대한 진술조서도 참고인이 법정에서 이유없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해도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인적 증거가 대부분 무력해진 법정에서 과연 실체적 진실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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