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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한 카페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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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 하늘이 부쩍 높아지고 공기도 선선해졌다. 완연한 가을 날씨를 몸으로 느끼니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서 코로나 시국이 진정되고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그 날이 왔으면 한다.


해외에서의 추억을 되짚다 보니 2015년 노르웨이에 출장을 갔던 때가 떠오른다. 북유럽에 한 번쯤 가보고 싶었지만 막상 갈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당시 근무하던 회사에서 노르웨이 사업자와 계약협상을 하고 오라며, 프로젝트팀의 일원으로 출장을 보내주었다.

오슬로는 생각보다 더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말로만 듣던 백야현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는데, 밤 11시가 되어도 마치 오후 3시처럼 꽤나 밝은 빛이 남아있었다. 곳곳에 테슬라 자동차가 길거리에 비치된 전기충전기 옆에 주차되어 있었다(당시 한국은 지금처럼 테슬라가 흔하지 않았다). 회사의 노르웨이 법인 직원들은 4시에 퇴근하면서 그 이후에도 남아서 일을 마저 하겠다는 출장팀 사람들을 다소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도시는 조용했지만, 그럼에도 밝고 활기찼다.

오슬로의 많은 것들이 즐거운 놀라움으로 다가왔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우리 일행의 카페 테이블로 침입했던 어떤 불청객이었다. 출장 2일차 아침, 출근 전에 영업팀 직원과 짧은 커피타임을 가졌다. 맑고 화창한 날씨여서, 카페 앞의 오픈테이블에 앉아 아메리카노와 스콘을 나누어 먹었다. 한창 대화를 하고 있는데,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테이블 위에 떨어진 스콘 부스러기를 주워 먹었다. 신기해서 조금 더 떨어뜨리자, 옆테이블을 기웃거리던 참새까지 테이블에 날아와 앉았다. 콕콕, 마지막 부스러기 하나까지 야무지게 쪼아먹고는 옆 테이블로 날아갔다.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참새는 우리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동물에 대한 대우가 그 사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유롭게 커피 테이블을 오가는 새들을 보니 그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동물들이 폭력을 경험하지 않아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는 곳. 오슬로의 매력 하나를 새롭게 발견한 느낌이었다.

올해 7월, 법무부가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내용을 담은 민법 개정안을 마련하여 입법예고했다. 이를 계기로 동물의 법적 지위를 개선되기를, 우리 사회가 동물들을 비롯한 연약한 존재들에 대해 좀 더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 되기를 소망한다.


김화령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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