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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프리즘

삶은 몸에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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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이맘때였다. 오전 업무를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일어섰는데 갑자기 허리가 잘 펴지지 않았다. 일어서려고 할수록 허리 뒤쪽에 상당한 통증이 계속 느껴졌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대신 근처 정형외과에 들러 증상을 이야기하고 '신경차단주사'라는 것을 맞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들러 도수치료를 받고, 평소 근력운동을 챙겨서 하라는 처방과 함께. 충격이었다. 이런 증상은 50대쯤 되어야 겪는 줄 알았는데.


진료를 받고 나오면서 그동안의 생활을 돌아보니 '참 척추를 오래 고생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엔 좋은 대학에 가겠다고 오랜 시간 앉은 자세로 공부를 했고, 그 후엔 변호사가 되기 위해 또 오랜 시간 공부를 했다.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일과 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업무를 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손목시계 대신 차고 있는 갤럭시 핏이 "이제 조금 움직여봐요", "걸어보세요" 하고 알림을 보낸다. 그렇게 주로 의자에 앉아서 생활했던 또 생활하고 있는 내 삶이 나의 몸에 깊이 새겨져 있다는 걸 뒤늦게 통감했다.

병원에 다녀온 이후 일주일에 두 번씩 필라테스 레슨을 꼬박꼬박 받고 있다. 효과가 있었는지 뒤 어깨와 허리가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다. 급한 업무가 생기거나 코로나 이슈가 주변에서 발생하면 부득이 레슨을 취소하기는 한다. 그런데 그게 뭐라고, 일주일만 못 가도 몸에 바로 신호가 온다. 조금만 관리해줘도 달라지는 몸인데, 그동안 몸을 관리하는 데 소홀했던 것 같다.

얼마 전, 평소 존경하던 법조계 선배를 가까이서 뵐 기회가 있었다. 커리어 관리, 삶 전반에 대해 금과옥조로 삼을 만한 좋은 조언을 많이 해 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아무리 일상이 바쁘더라도 시간을 쪼개서 운동을 꼭 하라"는 조언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그렇게 바쁘게, 많은 굵직한 사건들을 담당해 오셨던 선배님께서도 오랫동안 테니스를 주기적으로 하셨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동안은 몸보다 머리에 쌓이는 것들에 더 골몰했다. 어떤 회사에 다닐지, 어떤 분야를 전문분야로 삼을 것인지 같은 고민을 주로 했다. 그런데 잠시 허리가 불편해서 앉아있는 생활에 지장이 생기자, 더 나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그런 고민과 앞으로의 노력을 버텨줄 강인한 몸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많은 법조인 여러분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김화령 변호사 (서울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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