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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호관찰제도 근본적 개선 방안 마련해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였다가 불과 이틀이 되지 않아 여성 2명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전자발찌는 기본적으로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전자발찌가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흉악범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 성폭력범죄,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로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이므로 전자발찌 부착만으로 재범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2016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성범죄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범죄자의 재범 건수가 292건에 이르고 있음은 전자발찌만으로 재범을 막지는 못함을 말해 주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강윤성이 전자발찌를 훼손한 당일인 지난달 27일 법무부 보호관찰소로부터 도주신고를 접수하고 30분이 지난 시점에 범인의 집을 방문하였지만 인기척이 없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에서 범인이 외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자 집 안에 들어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집 안에 있던 피살자의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법무부는 체포영장이 발부되기 전이어서 집 안을 수색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체포영장은 28일 오후 2시쯤 법원에 접수되었다고 하므로 범인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지 20시간이 된 시점에 체포영장은 청구되었고, 그마저 법원은 범인이 자수한 29일 오전 8시까지도 체포영장 발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자발찌가 훼손되어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경찰로 첩보를 전달하고 경찰이 출동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기까지 재범을 막기에는 상당한 시간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3일 부랴부랴 △전자발찌 훼손 등 준수사항 위반에 대한 신속대응체계 확립 △위험성에 따라 차별화된 관리감독 실시 △검경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 강화 △전자장치 관련 제도개선 등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전자발찌 자체가 아니라 전자발찌를 부착한 사람들의 재범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견고한 재질로 전자발찌를 제작하여 훼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당초 입장에서 크게 나아간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만시지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민적 분노를 무마하기 위해 급조한 대책이 아닌지 우려된다.


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존립이유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법무부는 이 같은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유관기관 간의 공조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훈련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예산당국을 설득해 인력과 시설을 조속히 충원해야 하며, 관련 법령의 입법작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아울러 보호관찰제도와 관련해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 외에도 보호관찰소 담당자들의 실무적 의견이나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도 넓게 수렴하고, 실제 전자발찌를 부착한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 볼 필요가 있다. 답은 탁상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보호관찰제도의 근본적 개선 방안 마련에 법조계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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