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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서울 서초동 '라메종뒤땅'

한식의 터치가 느껴지는 국적 없는 타파스 메뉴에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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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끔 그런 날들이 있을 거다. 모든 현실에서 조금 멀어져있고 싶은 그런 날. '라메종뒤땅'은 서초동에서 가장 간편하게 현실에서 잠시 떨어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닐까 한다. 그 곳에 앉으면 잠깐이나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잊게 해 준다. 이 공간에 따로 나의 시간을 쌓아두는 느낌, 그래서 라메종뒤땅(La masion du temps), ‘시간의 집’인걸까.

중앙지법 동문 근처에 위치한 '라메종뒤땅'의 앞을 몇 번을 지나다녔지만, 사실 한동안 이 곳이 타파스바인줄 알지 못했다. 시선을 사로잡는 오브제가 설치된 외관 때문에 그저 개인 갤러리인가 하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계절이 바뀌고, 오브제가 다른 모양으로 바뀌었을 때 정말로 호기심이 생겼다. 도대체 서초동과 동떨어져보이는 이 장소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일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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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걸음을 내딛자, 마치 그림속으로 훅 빨려들어 간 듯 피사체가 된 느낌이 들었다. 분명 액자 밖에 있었는데, 문을 지나는 순간 액자속으로 들어온 묘한 느낌. 메뉴에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내추럴 와인’이 리스트업 되어 있고, 그에 어울리는 타파스들이 제공된다.

 

토마토 가득 들어 있는

갈비찜에서 스튜의 풍미가

 

가장 먼저 아스파라거스와 퓨레가 등장했다. 아스파라거스를 아삭하게 구워낸 후 녹진한 컬리플라워 무스를 올려내었는데, 처음에는 아스파라거스에서 차콜향이 훅 났다가 잔잔해지면 이내 고소한 버터향이 따라온다. 아삭이는 식감과 차분하게 튀지 않는 부드러운 무스가 다음 메뉴를 기다려지게 한다.

죽을 때까지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한다면 주저 없이 '떡볶이'를 고를 정도로 필자에게는 떡볶이가 소울푸드이다. 라메종뒤땅의 기름떡볶이는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가 떠올라 '아는 맛'일것이라고 쉽게 덤볐다가 씹을수록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누가봐도 한식인데 다른 느낌이 난다거나, 누가봐도 프렌치인데 한식의 터치가 느껴지는 국적 없는 타파스 메뉴들이 이 곳만의 재미이다.


내추럴 와인도 다양

그와 어울리는 타파스도 제공 


다음으로 내어온 부드럽게 쪄낸 갈비찜 역시, 토마토가 가득 들어 있어 스튜의 풍미가 났다. 부드럽게 으깬 포테이토와도 잘 어울렸지만, 그 대목에서 하얀 쌀밥이 생각났던 건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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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다음 메뉴는 성게알을 올린 전복리조또로 당첨. 전복과 성게알이 고소하게 어우러지는데, 그저 플레이팅인줄 알았던 감태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현실에서 조금은 멀어지고 싶은 날

가보면 좋을 듯  


와인 타파스바이다보니 다양한 내추럴 와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아마 ‘내추럴 와인’이 아직 낯설어 선뜻 주문이 망설여지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기존에 어떤 스타일의 컨벤셔널 와인을 좋아했는지 설명을 드리면 사장님께서 직접 거기에 잘 맞는 느낌의 와인을 추천해주기도 하시고, 아무래도 화학물질이 들어가지 않아 발생하는 내추럴와인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보니 초심자로서 마시기 쉬운 와인도 따로 추천해주시기도 한다.

'라메종뒤땅(La masion du temps)', 시간의 집. 황진이가 긴긴 밤을 한 허리 버혀내어 둔다 했던가. 서초동에서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한 줌을 소중히 버혀내어 묻어둘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닐까 싶다.


안수지 변호사 (로엘 법무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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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