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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사업 재개와 UN 안보리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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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과 2005년 입주를 개시한 개성공단 사업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다. 2008년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중단되고,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사태로 공식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은 그동안 북한 당국이 중국 관광객들을 수용하는 형태로 이용해오고 있으나, 앞으로 사업 재개 시 전면적인 시설 보수와 인프라 건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개성공단은 남북한 분위기가 나빠질 때마다 통행이 제한되는 우여곡절을 겪다가, 북한의 제4차 핵실험(2016년 1월) 직후 공식 폐쇄됐다.


현 대한민국 정부의 기본입장은 남북관계가 열려 있어야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일환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의 재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의 등장으로 남북한 해빙무드와 남북간 직접접촉에 대해 워싱턴이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서게 되면, 남북경제 협력의 상징인 이 두 사업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기존 UN 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북한의 수출, 북한과의 합작사업 또는 협력체의 설립과 확장, 북한과의 무역을 위한 금융지원, 다액의 현금 송금, 북한내 은행사무소와 계좌설립 등에 대해 제한을 가하고 있는바,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재개를 위해서는 이러한 UN의 대북제재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방안부터 명확히 분석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2016년 초 개성공단이 폐쇄될 당시 적용되고 있었던 UN 안보리 결의(Resolution) 2094호(2013)는 '금융기관들이 북한지역에 대표사무소와 지점을 설치하거나 금융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바, 이러한 금지의 조건으로 '이러한 금융서비스가 북한의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 합리적 정보가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지역으로 현금을 송금하는 조건으로는 '현금의 대량 송금이 북한의 핵개발이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북한과의 교역에 대해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금지하는 경우도 역시 '그러한 재정적 지원이 북한의 핵무기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북한지역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러한 금융서비스가 북한의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금지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성공단 고용인들에 대한 임금지불이나 금강산 관광사업을 위한 자금의 이전은 현금의 대량 송금을 수반할 수 있어, 이것이 북한의 핵개발에 쓰이게 되면, 위 결의 위반이 발생하게 된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나 금강산 사업업체에 대해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경우, 그러한 지원이 북한의 핵개발에 기여하게 되면, 역시 결의안 위반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안보리 결의 2321호(2016년)는 UN 회원국들에게 북한지역에서 활동 중인 '대표사무소, 지점 및 금융계좌를 폐쇄'할 것을 명령하고 있는바, '대북한제재위원회가 사안별로 인도적 원조나 외교공관 또는 UN 관련기구의 활동의 목적상 요구되는 것, 또는 이 결의의 목적에 합치하는 것이라 결정'하는 경우는 폐쇄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목할 점은 과거의 결의에서와 같이 이러한 금융서비스의 제공이 '북한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개발에 기여한다는 합리적 정보가 있을 것'에 조건화하지 않고 폐쇄를 명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과의 교역에 대해 UN회원국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민간이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도 추가적으로 금지시키고 있는바, 이러한 금지에 있어서도 '그러한 재정적 지원이 북한의 핵무기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하는 경우'라는 조건을 삭제해버림으로써 이제는 대북교역에 대한 재정지원의 금지를 무조건적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안보리 결의 2321호는 다액의 현금(bulk cash)을 이용하여 이러한 제재조치를 회피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을 재개하거나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재개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북한지역에 우리기업의 대표사무소, 은행 지점 또는 금융계좌를 개설하게 되고, 사업자에 대해 정부나 민간에서 재정적 지원을 부여하는 조치가 수반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위 2321호 안보리 결의 위반이 발생하게 된다. 이제 과거와는 달리 2321호 결의가 발효된 시점 이후에는, 금융기관의 대표사무소 및 지점의 설치와 금융계좌의 개설이 북한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개발에 기여하지는 않는다는 논리로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식의 주장은 펼칠 수 없게 된 셈이다.

한편, 이러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철저하게 현금 이전방식을 채택하여 사업을 재개하는 경우에도, 이것이 북한의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하게 되면, 안보리 결의 2094호를 위반함은 물론, 2321호에서 표명하고 있는 우려사항에도 해당하게 되는 것이다.

 
UN 안보리 결의 2371호(2017)는 북한으로 유입되는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의 합작사업, 신규투자와 투자확대를 금지'하는 내용과 '북한 해외노동자 고용제한'을 포함하고 있다. 중단되어 있는 개성공단 사업을 단순히 재개하는 것은 '신규 합작투자'라 볼 수 없으나, 앞으로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나가게 되면 위 결의 위반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금강산 관광사업의 경우에도 기존의 숙박시설들은 관광객을 받기에는 문제가 있어 앞으로 사업 재개시 전면적인 시설 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하수처리시설, 전시설비 등 전반적인 인프라 건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추가적 사업들은 '기존 합작투자를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확장'하는 행위에 해당되므로, 위 2371호 결의 위반이 발생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UN 안보리 결의 2375호(2017)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하여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안으로서, '안보리 북한제재위원회가 사안별로 사전에 승인한 프로젝트(특히 이익을 창출하지 않는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를 제외한 모든 북한과의 합작 및 협력사업을 개시하거나 유지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점은 주목을 요한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은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 않으므로, 위원회의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2375호 결의는 'UN 회원국의 선박이 북한 국적선박과 물품을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 재개나 금강산 시설 보수 등을 위해 북한 선박과 물건을 주고받게 되면, 2375호 결의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안보리 결의 2397호(2017)는 북한의 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여, 북한의 자금줄을 더욱 옥죄기 위해 북한의 수출입 가능 품목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중에는 전기전자와 기계금속(자동차 부품, 볼트 등) 업체들도 포함되어 있었는바, 개성공단 사업을 재개하여 공단에서 생산된 기계나 전자 장비를 우리업체들이 수입하여 들여오게 되면, '북한이 기계나 전자장비를 공급, 판매 및 이전할 수 없도록 하고, 이러한 품목을 북한으로부터 구입하는 것을 금지'한 2397호 결의를 위반하게 된다. 또한 우리업체들이 개성공단으로 생산설비를 추가적으로 반입하게 되면 '북한지역으로 산업기계나 금속물질을 공급하거나 이전하는 것을 금지'한 조항의 위반도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UN 대북제재와 충돌을 일으키지 않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들 사업을 통해 북한에 지급되는 현금의 전용 가능성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현물지급 방식 도입 또는 자금의 흐름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남북한이 합의해야 한다. 이렇게 안보리 결의 2094, 2321호와의 충돌문제를 해소한 후, 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투자 보장이나 금융보험서비스 제공을 승인해 줄 것을 안보리 북한제재위원회에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이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는 아니나, 반드시 이러한 프로젝트만 위원회가 승인하도록 2375호 결의가 해석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남북한 경협 재개의 역사적·전세계적 필요성을 잘 설명하여 위원회가 승인을 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공단시설 및 금강산 시설 보수와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과의 합작투자와 투자 확장을 금지하고 있는 안보리 결의(2371, 2375호)의 예외로도 승인해 줄 것을 위원회에 요청할 수 있다. 사업 진행을 위한 우호적 분위기가 무르익게 되면 북한으로의 생산 및 기계설비 반입 및 북한으로부터의 물품구입 금지를 규정한 안보리 결의(2397호)의 내용도 개정하거나 폐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물론 관련 안보리 결의 조항들을 아예 개정하거나 폐지하게 되면, 위와 같은 문제점들이 입법론적으로 해소되게 되므로, 이를 위한 외교적 노력도 전개할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도 중국·러시아·일본·미국 등 다국적 컨소시엄이 사업에 참여하여 사업의 지속성, 사업인력의 안전 보장, 한반도에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 간 이해와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이 강구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UN제재와는 별도로 미국이 취하고 있는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체제와의 충돌문제도 별도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모든 노력들은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 노력이 소정의 결실을 거두고, 한반도 주변 이해관계국들의 협력 의지가 발휘될 때, 국제사회에서 의미 있게 수용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최원목 교수 (이화여대 로스쿨)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