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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보정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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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계약을 하고 잔금 지급일 전에 가등기 신청을 했는데 보정이 났다. "등기목적이 '가등기'인지 '소유권이전'인지 불명확함. 가등기면 등기원인을 매매예약으로 하여 매매예약서를 첨부하시오." 등기소에 전화해서 설명했다. "확정된 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가등기를 신청한 것이라 매매계약서를 첨부한 것이고, 장래에 확정될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등기가 아니라 매매예약서가 따로 없습니다." 그랬더니 등기관 왈 "그건 당신 생각이냐? 아니면 의뢰인과 상의를 했느냐?"라고 묻는다.


나: "의뢰인과 상의했고 다른 원인서면은 없으니 다시 한 번 판단해 주십시오."

등기관: "앞뒤가 안 맞다. 가등기를 신청했으면 매매예약서를 첨부해야지, 왜 매매계약서를 첨부해서 가등기를 신청하느냐?"

나: '아…. 이분은 가등기가 뭔지 잘 모르시는구나. 이걸 어떻게 기분 상하지 않게 잘 설명하지?'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이 건은 매매예약에 기해 그 청구권이 장래에 확정될 때 하는 가등기가 아니고, 매매계약에 기해 이미 발생한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 매매계약서가 원인서면으로 첨부된 것이니 (제발) 다시 한 번 검토해 주십시오."

등기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알았어요"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나: 전화기를 들고 허공에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감사합니다"를 되풀이한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도록 보정이 풀리질 않아 할 수 없이 다시 전화했다.

나: "(조심스럽게) 저…. 등기관님 일전에 전화 드렸던 법무사인데…."

등기관: "(심드렁하게) 아~ 그거요? 가등기 계약서 첨부하세요."

나: '아니 이 양반이 같은 소리를! 도대체 그동안 뭘 검토한 거야?' 하지만, "(화를 꾹 참으며) 등기실무 3권 52페이지 이하에 원인서면을 매매계약서로 한 가등기에 대한 설명이 있으니 다시 한 번만 검토해 주십시오.(쪼옴!~)"

등기관: "(그제야 뭔가 알겠다는 듯) 아~ 등기관님께 말씀드릴게요."

나: (아니 그럼 나는 이제까지 누구랑 통화한 거지?) 그러나 다시 허공에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감사합니다!"

그러고 며칠 후, 보정이 다시 조사대기로 변했다가 저녁 무렵에 교합! 아…. 나도 성질 참 많이 좋아졌다.


이재욱 법무사(서울중앙법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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