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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흔들리는 형사 펀더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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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이 4년 넘게 이어지면서 검사 뿐만 아니라 수사관 등 검찰 구성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이은 직접수사권 대폭 축소 등 검찰의 권한을 쪼개고 줄이는 과정에서 누적된 구성원들의 박탈감, 피로감, 불안감이 임계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검찰수사관 다수가 해양경찰청 등 다른 수사기관 직원 채용에 지원하는 등 이탈 조짐을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본보 2021년 7월 26일자 7면 참고>. 6000여명에 달하는 검찰수사관이 흔들리면 검찰 전체가 위태롭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최근 검찰수사관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수사업무를 맡는 수사과와 조사과를 강화하겠다며 다독이고 있다. 하지만 일선의 반응은 냉랭하다.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가 반복되고, 수사지휘권 폐지, 수사권 축소 등이 이어지면서 쌓인 불만과 불신, 실망감 때문이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형사사법시스템의 펀더멘탈(fundamental)이 흔들리는 경고음은 검찰 밖에서도 요란하다. 수사권에 수사종결권까지 갖게 된 경찰에 업무가 폭증하면서, 고소·고발장 반려 등 '체리피킹(Cherry Picking, 사건 골라받기)'이 발생해, 국민들은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려면 민사소송을 통해 먼저 증거를 수집해야 하는 '형사사건의 민사화'와 같은 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형사사법시스템의 큰 축이었던 검찰이 사실상 형해화되고, 국민들의 혼란과 불편은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법률전문가들까지 헷갈리게 만드는 복잡한 형사사법시스템은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이며, 무엇을 위한 것인가.

검찰개혁을 최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내세웠던 현 정부의 임기가 9개월가량 남았다. 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국민을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까지 개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해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권익을 높이는 데 마지막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또한 주요 국가기관인 검찰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고민도 필요하다. 형사사법시스템의 펀더멘탈은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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