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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법치주의에 비추어 본 코로나19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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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한 후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1년 6개월이나 훌쩍 넘기며 경험하고 있다.


헌법은 모든 국민이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도록 하여 보건권을 생존권적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또 모든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공공복리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2주만 더'를 반복하며 계속되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조치가 이제 법치주의 내용인 과잉금지나 비례의 원칙 및 인간의 존엄성, 자유·평등·정의 등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고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는지 의문스런 상황을 맞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많은 대응조치는 일부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는 1년이 훨씬 넘는 기간을 고강도 수준으로 시행하고 있고 그 종착역을 미리 짐작할 수도 없다. 국민들은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고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은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최근 당진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가족실태조사 발표에 따르면, 조사대상 10명 중 3명의 비율로 코로나19로 인한 가족 간 갈등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또 작년 가을 부산에서는 중학생 딸이 자가격리를 위반했다며 엄마를 신고한 사건도 있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단체에서도 최근 경미한 거리두기 위반을 두고 마치 중범죄인 다루듯 하여 향후 관계회복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른 실례에서 보듯 사회 공동체 내부의 갈등수준도 높아만 간다.

세계적인 슈퍼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절박함은 당연하다. 국민도 위기극복을 위한 정부의 조치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러나 유폐에 가까운 강력한 통제가 2년째나 지속되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매일 증가한 확진자수를 발표하면서 선제적 대응이라는 명분으로 고강도 조치를 내놓고 위반 시 엄벌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수단의 적정성, 침해의 필요최소한성 및 국민의 수인에 대한 기대가능성 등 법치행정에의 부합 여부를 점검하고 개선할 때 국민들의 지속가능한 협조를 기대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보호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생명에 관한 것일 때는 더욱더 그렇다. 그러므로 위기가 일상화된 지금은 국민들의 민주시민 의식과 보건수준에 기대어 기초방역은 국민의 몫으로 맡기는 것이 맞다. 대신 정부는 긴급 중요사항에 집중하여 국민들이 숨 쉴 수 있는 삶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국가방역목적도 달성하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목숨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선의에 기초한 국가권력의 행사라 하더라도 법치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면 국민들은 기댈 곳이 없다.


서정우 법무사(전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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