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목요일언

우리도 '비대면'이 가능할까?

171414.jpg

매일 아침 하루하루 늘어가는 확진자 추이를 눈 뜨자마자 확인하고, 마스크 대란이 온다고 하여 무려 개당 5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필터 교체형 마스크를 식구 수 대로 구매하기도 하였다. 의뢰인들로부터 '코로나'로 인해서 변호사 업계는 괜찮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으면서 1년 하고도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이제는 확진자 수가 아니라 백신을 맞을 순서는 언제일까가 나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마스크와 소독제의 사용, 체온 체크, 법정을 출입할 때 인원 제한 역시 오래된 습관처럼 익숙해진 지금, 코로나가 아니라도 변호사 업무는 과연 '비대면'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섣부른 결론은 변호사 업무는 비대면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화상을 통한 회의, 재판 및 접견, 메신저와 전화를 통한 대화, 스캔을 통한 자료의 전달이 충분히 가능하고, 사건의 진행에서 의뢰인의 출석을 요구하는 예외적인 형사사건 같은 절차를 제외한다면 일반적인 변호사 업무는 수임 단계부터 마무리까지 비대면 업무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의뢰인님들은 꼭 한 말씀을 하신다. "그래도 우리 변호사님 얼굴은 한 번 뵙고 제가 사건을 맡겨야죠."

변호사 업무는 단순히 결과물을 도출하는 도급 관계가 아니기에, 일을 맡아 줄 사람에 대한 신뢰가 우선이고 이러한 신뢰는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대면으로부터 시작된다.

대면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직접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만이 가진 독특한 성향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된다. '얼굴은 별로지만 신뢰가 간다'라거나 '얼굴은 잘생겼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라는 개개인의 느낌은 직접 그 사람을 만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 같다. '첫눈에 반했다'는 것 역시 아마도 이런 느낌 때문은 아닐까.

옛말에 인심여면(人心如面) 즉, '사람의 마음이 그 얼굴과 같다'는 말이 있다. 얼굴 모양처럼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르다는 것으로 조금씩 다른 얼굴에서 각자의 마음이 나타나고 그만큼 개개인이 가지는 첫인상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결국, 의뢰인과 신뢰를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 업무는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 민법에도 수많은 계약 각론에 관한 규정을 두면서 유독 민법상 '위임'관계에 관해서만 선관의무를 두고 있나 보다.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비록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의뢰인들과 민낯으로 신뢰를 돈독하게 쌓을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민법 조문을 뒤적이게 된다. 민법 제6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이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정진)

미국변호사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