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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좋은 법원 있으면 소개시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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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사람과 건물로 구성됩니다. 10여 년 전 해외연수 시절 클리닉 수업을 통해 현지 법원에 몇 주간 방문하였습니다. 법조명문가 자제인 판사님과 양국 재판제도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재판도 법대에서 같이 볼 수 있었는데, 판사님께서 굉장히 또박또박 천천히 말씀해 주셨던 게 굉장히 감사했었습니다. 또한 판사님의 집무실과 전용법정이 바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법정에는 자신이 애장하는 그림들을, 복도에는 주한미군 시절 사진을 걸어 놓았던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당시 대구에서 5명이 한 방을 사용하다 유학 간 저는 그 환경이 매우 부러웠습니다.


저는 신청사에서 2년간 북향 씨티뷰 방에서 건설전담으로 건물신축 소음을 직접 경험하다 현재는 독방은 아니나 남향 레이크뷰를 즐길 수 있는 방으로 옮겼습니다. 청사 곳곳에는 예술작품들도 있는데, 바로 앞 복도에 김환기 화백의 그림이 있고, 출근길에는 排便활동을 하는 듯한 오해를 부르는 귀여운 호랑이상도 볼 수 있으며, 조금만 걸어가면 호수를 산책할 수 있습니다. 과거 수원·서울북부·서울동부의 구청사를 섭렵한 저로서는 물적 환경에 매우 만족하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구청사들에 일했을 때 화장실을 다른 층으로 가야하고 2, 3중으로 주차를 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도 있었으나, 좋은 추억들이 남아 있고, 일부 소중한 인연들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물적 환경도 중요하나 같이 일하는 사람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법관연수에서 어느 강사가 "어느 조직에나 돌아이는 있다. 자신의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으면 그게 바로 당신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도 납니다만, 그 빈도는 다른 조직에 비하여는 낮지 않을까 싶네요. 신청사 근무는 많은 분들이 선호하기에 인사희망을 하셨어도 혹여 발령을 못 받았을 수도 있는데, 스스로 주변에 계신 분들을 아껴 주시고 직장 동료 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 미흡한 물적 요소를 충분히 극복하는 슬기로운 법원생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았는지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이제 3번만 더 글을 쓰면 되겠습니다. 델타변이로 혼란한 가운데 독자여러분 모두들 안전하고 건강하기만 바랍니다.


김창모 부장판사 (수원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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