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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OS, 사법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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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reform)이 필요한 때인가 혁신(innovation)이 필요한 때인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논외로 하고 최근 30대 정당 대표의 선출로 대변되는 정치 환경의 변화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넘어 혁신을 예고한다. 사회적 이슈에 관해 누구나 견해를 가지고 또 그러한 견해를 자유롭게 표출하는 이 시대의 큰 물결은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의 비약적 발전과 호흡을 같이 했고, 코로나19 판데믹 위기상황에서는 뉴노멀이 됐다. 이제 이러한 물결을 반영할 정치사회적 플랫폼의 혁신은 불가피해졌다. 그런데 혁신은 슘페터의 말처럼 '창조적 파괴'에서 출발한다던가.

사법제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20여 년 전 새로운 천 년대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을 가지고 사건번호의 연도 표시를 2자리(99가합0000)에서 4자리(2000가합0000)로 바꾼 사법부의 결단은 아직도 주민등록번호의 출생연도 표시가 2자리인 것과 비교하면 혁신적이었다. 그렇게 21세기 사법은 시작됐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 사회는 모든 면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했다. 이러한 변화를 현재의 우리 사법제도가 담아낼 수 있을까? 우리 사법제도는 우리 사회의 갈등해소에 기여하고 있을까? 우리 사법제도를 통해 우리 사회는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어 가고 있을까? 사법제도의 주인이자 고객인 국민의 만족도 평가를 해보자. 5점 만점에서 3점 이상을 받는다면 사법 '개혁'을 논의해도 되지만, 1점이나 2점 밖에 받지 못한다면 사법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의 OS(operating system)를 유지하면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개혁이라면 기존의 OS를 고집하지 않고 이 시대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OS를 제시하는 것은 혁신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과 혁신은 모두 창의적 생각(creative thinking)에서 시작해야하는 작업이다. 창의적 생각, 이제 시작해보자.


정준영 부장판사(서울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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