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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조삼모사' 직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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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직제개편이죠."

 

법무부가 입법예고를 통해 내놓은 검찰 직제개편안을 본 어느 검사의 말이다. 법무부는 대검찰청과의 신경전 끝에 법무부 장관의 직접수사 승인 요건을 철회하고, 일반 형사부에서도 경제범죄 관련 고소 사건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조정해 이 같은 최종안을 내놨다. 초안보다 한발 물러선 내용인 셈이다. 법무부가 처음 발표한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해 김오수 검찰총장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박범계 장관과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박 장관이 김 총장의 의견을 상당 부분 수렴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을 포함해 법조계 안팎에서도 불만과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바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기조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대폭 제한해 검찰의 팔다리를 묶어놓겠다는 의도가 여전히 분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을 정한 상위 법률이 보장한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을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에 불과한 직제개편안으로 제한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농후한 데도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검사들과 법조인들 가운데에는 법무부가 검찰 직제개편안 초안을 발표하면서 '목표 높이기(에임하이)' 전략을 썼다고 의심하는 사람도 많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현행 법률상으로도 성립하기 어렵고 검찰이 절대 받아들이기 어려운 '법무부 장관의 직접수사 승인 요건' 등을 내세운 다음, 이에 대한 검찰의 반대를 수용하는 수정안을 제시하는 모양새를 보여 법무부가 큰 양보를 했다는 느낌을 주면서 '이 정도면 검찰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도록 한 것 아니냐"며 "초안이나 수정안이나 이번 검찰 직제개편안의 본질은 검찰 팔다리 묶기"라고 지적했다.

 

검찰개혁이 성공하려면 구성원의 공감과 동의도 필요하다. 특히 수사를 포함한 형사사법시스템은 국민과 기업,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이번 검찰 직제개편이 범죄대응 역량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 강화와 국민 인권보호라는 당초 취지에 걸맞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낙담한 검사들이 일손을 놓으면 피해를 입는 건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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