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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선고 그 이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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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범인 20대 초반의 피고인들에게 최근 연이어 유죄를 선고하게 되었다. 반성문을 여러 차례 써낸 피고인도 있고, 이유 없이 기일에 불출석하여 재판에 임하는 태도가 불성실한 피고인도 있었지만, 결국 선고 당일에는 형량이나 집행유예 여부에만 촉각을 세우고 결론을 도출하게 된 이유나 양형인자 등 다른 설명에는 집중을 하지 않는 듯했다.


심리가 모두 끝난 이후의 절차이니 피고인은 당연히 결론이 가장 궁금할 수밖에 없겠지만, 판사는 자신의 책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반성과 교화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까지 담아 선고를 진행하려 한다. 이를 위해 판결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어 판사의 육성으로 직접 전달하는 시간이 마련된 것이나, 그 마음이 제대로 가 닿은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피고인이 자신의 책임을 이해하기는 한 것인지, 재범하여 다시 법정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들이 한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정하겠다는 의욕은 있으나, 그것이 피고인의 미래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는 채 선고는 끝난다.

사회에서 영구 격리시키지 않은 이상 우리는 언젠가는 피고인을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맞이해야 한다. 판결 선고와 동시에 판사는 사건 하나를 처리하여 책상 위 기록 한 권을 덜어낸 것이지만, 형벌이 종료한 후 피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인지를 상상해 보면 마음까지 완전히 가벼워지지만은 않는 것 같다. 유무죄 판정을 위한 심리의 비중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는 우리 형사재판의 현실에서 양형조사의 충실화나 판결 선고 이후 형벌의 집행 단계까지 판사가 챙겨보기를 희망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판사가 감당하여야 할 형사사법절차의 끝은 어디가 되면 좋은 것일지. 좋은 재판을 위한 여러 가지 모색이 계속되는 요즘, 긴 호흡으로 판사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김지향 지원장 (공주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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