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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광장

코로나 팬데믹에서 사람은 사람에게 바이러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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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법질서에 대한 도전으로서의 코로나 팬데믹

얼마 전까지 지구적으로 회자되는 단어가 인공지능과 제4차 산업혁명시대이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하루가 시작하고 끝난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의 일상화로 그것이 팬데믹 사회의 중요한 사회규범이자 법규범이 되었고, 모든 이웃이 잠재적인 위험이 되어 버렸다.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이다(Homo homini lupus)'의 문구에 빚대어 마치 '사람은 사람에게 바이러스이다(Homo homini virus)'라는 문구가 자연스럽게 운위될 정도이다. 공법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공동체관련성과 공동체구속성을 바탕으로 하는데, '방콕' 및 대인기피의 일상화로 공법시스템의 토대가 급격하게 허물어지고 있다. 격심한 공포의 분위기에서 이웃에 대한 배려 및 사회적 구속성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체 법질서가 비탈에 선 셈이다. 이하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에서의 행정법적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관련 쟁점을 살펴본다.


Ⅱ. 집합금지명령의 법적 성질 및 그 근거

코로나 위기의 과정에서 예방조치의 일환으로 다양한 접촉금지, 출입금지, 통행금지 및 집합금지의 명령이 내려지고 있는데, 그 근거법은 '감염병예방법'이고, 근거 법규정은 동법 제49조 제1항이다. 예방조치로서의 집합금지명령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행해지는데, 그것의 법적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집합금지명령을 포함한 일련의 예방조치는 기본적으로 일반추상적 규율로서의 일반처분에 해당한다(Siegel 교수는 일반처분의 르네상스라 평한다. Siegel, NVwZ 2020, S.577(579)). 그런데 일반처분으로서의 성질을 유지하려면 그 규율의 구체성이 견지되어야 하는데, 개별경우와의 연관성이 관건이다. 왜냐하면 행정행위형식에 의한 일반추상적 규율(법규범)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김중권, 행정법 제4판, 2021, 200면). 그리고 규율구체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일반처분으로 인정하면 법집행행위로서의 행정처분과 규범과의 구별이 유명무실하게 되어 자칫 행정작용형식의 체계가 혼란스럽게 된다. 독일에서는 초기에 내려진 일련의 외출제한(금지) 등 관련하여 일반처분의 해당성 여부가 심각하게 다투어졌다. 가령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202년 3월 20일 독일 바이에른주의 보건장관이 모든 사람에 대해 2주간 정당한 이유 없는 외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일반처분을 발하였는데, 주 행정법원이 이런 내용의 규율은 비록 2주의 한시적이지만 규율의 상대방과 대상이 추상적이어서 법규명령의 형식으로 발해져야 함을 들어 그 일반처분이 형식적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VG Munchen, NVwZ 2020, S.651 Rn.21).

올해 4월 12일에 서울특별시 공고 제2021-1105호에 의해 발해진 '집합·모임·행사 방역지침 의무화 조치'는 그 내용이 전면적인 '5명부터의 사적 모임 금지'이고 그 대상을 서울특별시 전 지역 거주자 및 방문자로 하는 점에서 '개별경우와의 연관성'이 문제될 수 있으나, 명확한 가르마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아 모호한 경계영역에서는 행정의 평가특권을 인정하여 일반처분으로 접근하여야 한다(집회금지조치를 법규범으로서의 명령으로 접근할 때 직면할 곤혹스러운 물음이 하자 있는 집회금지조치의 결과인데, 법규범으로 보면 무효가 되어 버려 자칫 국민의 준수의무를 완전히 부존재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한편 일련의 집합금지명령의 법적 근거가 문제된다. 서울특별시 공고 제2021-1105호는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의2(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있는 장소 또는 시설의 관리자·운영자 및 이용자 등에 대하여 출입자 명단 작성,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의 준수를 명하는 것)를 든다. 그런데 '5명부터의 사적 모임 금지'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집합과 같은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에서 동항 제2호(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를 근거로 삼아야 한다. 한편 동일하게 '5명부터의 사적 모임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부산광역시 고시 제2021-126호의 경우 동항 제2호와 제2호의2를 함께 들었다.


Ⅲ. 일반처분에 연계해서 제기되는 물음

개별적 통지가 없다는 것이 일반처분의 특징이므로 통상의 행정행위와의 중요한 차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수범자적 요소의 측면에서 통상적 행정행위와 비교하여 절차법적·쟁송법적 요청(의견청취, 이유제시, 제소기간 등)이 대폭적으로 면해지고(김중권, 행정법, 205면), 통상 개별통지의 원칙에서 벗어나 고시 또는 공고에 의해 행해진다. 따라서 일반처분의 사용이 증가한다는 것은 절차법의 차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반처분과 관련한 절차법적 개선이 코로나19 이후의 과제이다. 한편 일반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제소기간의 기산점이 문제되는데, 그것에 이해관계를 갖는 자는 고시 또는 공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알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고시가 효력을 발생하는 날에 행정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본다(대법원 2004두619판결 등). 다만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고시 등이 있은 후 5일이 경과한 날부터 그 고시 등은 효력을 발생한다(대법원 2010두2623판결). 그런데 서울특별시 공고 제2021-1105호에 의해 발해진 '집합·모임·행사 방역지침 의무화 조치'의 경우 2021년 4월 12일 0시부터 2021년 5월 2일까지 5인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서 2021년 4월 12일에 발하였다. 분명 동 조치는 발령과 동시에 효력을 발생하는 것인데, 이는 기왕의 판례의 태도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


Ⅳ. 예방조치에 따른 손실보상의 문제

'감염병예방법' 제70조 제1항은 감염병관리기관의 지정 또는 격리소 등의 설치·운영으로 발생한 손실(제1호)은 물론,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있는 음식물의 판매·수령을 금지하거나 그 음식물의 폐기나 그 밖에 필요한 처분을 명하는 것으로 인한 손실(제4호) 등에 대한 손실보상을 규정하고 있다. 이들 손실보상은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른 공용개입적 손실보상이다. 그런데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 및 제2호의2의 조치에 의거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침에 따라 시행된 일련의 조치로 인해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등이 입은 손실은 동조의 보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여기서 손실보상의 문제가 제기된다. 헌법재판소가 취하는 분리이론에 의하면 재산권의 내용·한계결정은 두 가지 상황에 처한다. 즉, 기본권제한의 차원에서 비례원칙 등에 비추어 사회적 제약을 넘는 등 과도한 제약이 가해져서 나름의 보전책이 필요한 경우(보전부 내용·한계결정)와 그에 미치지 못하여 보전이 필요하지 않고 수인되어야 하는 경우(무보전부 내용·한계결정)로 나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관련 영역에서의 영업이익의 감소를 비록 특별희생을 전제로 결과적 공용개입으로 접근하는 것이 곤란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전부나 일부의- 영업폐쇄나 사실상의 영업중단을 초래하는 조치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영업주 등의 재산권에 대한 중대한 그리고 예상가능한 개입의 상황은 시인되어야 한다. 우리의 경우 경찰비책임자의 손실보상 규정의 원용이나 결과적 공용개입(수용적 침해)의 보상이 적용이 쉽지 않은 이상 재산권의 내용·한계결정의 차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입법자는 이런 재산권개입의 상황을 조절적으로 보전할 필요가 있다. 즉, 비록 코로나의 경제적 후과를 위한 적합한 부담분배의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타협한 결과물이긴 하나, 입법자는 '감염병예방법'상으로 합당한 보전규율을 마련할 의무를 진다. 다만 보상액은 원칙적으로 관련 재산권의 대상의 가치를 기준으로 하지만 공익을 위한 재산권제한의 경우 완전한 보전이 결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즉, 재산권의 사회적 구속에 따른 부담을 넘어서는 것만을 보전한다.


Ⅴ. 제2의 '코로나19'에 대비한 징비록(懲毖錄)의 마련을 희망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이 그리운 옛날이 되어버렸다. 이미 우리는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곳에 와 있다. 감염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확진자나 확진의심자도 아닌 사람을 상대로 한 예방조치는 개연성판단에 기초한 위험방지보다 매우 앞선 것으로 불확실성에 기초한 리스크결정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리스크행정의 문제가 이제 현실이 된 것이다. 팬데믹 리스크로 인해 빚어진 일상화된 재난상황에서 '긴급피난은 법을 알지 못한다(Not kennt kein Gebot)'는 명제가 일각에서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지나 여하히 민주적 법치국가원리를 견지하는 것이 법률가의 시대적 임무이다. 법적·정책적 근거에서의 충돌국면에서 필요한 것은 이례적인 상황에서는 무엇이든 한다는 것(Whatever it Takes)으로부터 민주적 법치국가를 유지한다는 무조건적 각오이다(Kingreen, https://verfassungsblog.de/whatever-it-takes/). '의심스러우면 안전에 유리하게'의 명제와 '의심스러우면 자유에 유리하게'의 명제를 상호 배척의 차원이 아닌 실체적 조화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엄청난 변혁의 흐름에 즈음하여 나만의 안전이 전부가 아닌 공동체와 연대의 참 의미를 깊이 인식하면서 제2의 '코로나19'에 대비한 징비록(懲毖錄)을 마련할 때가 조속히 오길 기대한다.


김중권 교수(중앙대 로스쿨)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