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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규 변호사 실무교육,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2011년 개정된 변호사법은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 등의 구성원이 되려면 6개월 이상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대한변호사협회의 실무연수를 받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 개정이유에 따르면 실무연수제도 신설의 목적은 "21세기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법조인 양성제도를 구축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의 제고와 국민편익의 증진을 도모"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변호사 실무연수제도는 수많은 모순과 문제점을 더 이상 덮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선, 대학원 레벨의 로스쿨과 결합한 실무연수 6개월이라는 제도 자체가 기형적이다. 우리나라 로스쿨의 모델이 된 미국식 로스쿨 제도는 변호사시험 합격자에게 별도의 실무수습이나 실무연수를 요구하지 않는다. 반면, 독일이나 프랑스는 4년 이상의 학부 법학교육 후 시험을 거쳐 1년 6개월 내지 2년의 연수를 받고 최종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역시 학부에서 법학교육을 받는 영국에서도 2~3년의 연수 기간을 거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다. 우리의 제도는 학부 단계 법학교육 후 장기간의 실무연수를 거치는 제도와 대학원급의 로스쿨을 거쳐 바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미국식 제도 간에서 6개월이라는 애매한 기간으로 타협한 결과일 뿐이다.

 

다음으로 실무연수 기관의 문제가 있다. 실무연수 기관을 사법연수원으로 지정할 경우 과거 제도로 회귀하는 셈이 된다는 비판 때문에 변협이 고육지책으로 신규 변호사 연수를 맡기는 하였으나, 변협은 본래 연수 및 교육이 주업무가 아니다. 지난 10년간 변협이 신규 변호사 실무연수 때문에 고군분투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020년부터는 정부의 예산지원이 끊기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변협이 금년도 연수인원 제한의 사유로 든 것도 예산과 여건의 제약으로 내실 있는 연수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낙인효과다. 취업에 성공한 합격자는 직장에서 6개월간 근무하기만 하면 실무연수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미취업자는 실무연수로 6개월을 채운 후에야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결국 실무연수를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이를 피하기 위해 합격자들은 실무수습 기회를 찾아 악조건이나 부당한 처우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실무수습자를 착취하는 소위 블랙펌이 끊임없이 등장하거나, 실무수습을 한 후배 변호사에 대한 성적 괴롭힘 문제가 불거진 것도, 그만큼 신규 변호사의 지위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6개월짜리 실무수습·실무연수제도는 신규 변호사의 역량을 제고한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고, 새로 출발하는 변호사들에게 직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기에도 적절하지 않다. 신규 변호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면 일단 완전한 변호사 자격은 부여하되 매년 일정 시간 이상 온라인 연수나 정식 교육기관에서의 정기연수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있다. 이제는 원점에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실무연수 제도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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