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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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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algorithm)이라는 단어는 9세기경 페르시아 수학자인 무함마드 알콰리즈미의 라틴어식 이름인 알고리스무스(Algorismus)에서 유래한 것이다. 알콰리즈미는 페르시아 최초의 수학책을 집필하였는데 인도에서 도입된 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해 사칙연산을 설명하였다. 유럽에서 Algebra라고 명명된 그의 대수학 책은 중세까지도 유럽 수학자들의 필독서였다.

 

수학에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절차나 방식, 공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던 알고리즘이라는 용어는, ICT 시대에서는 반대로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렇지만 컴퓨터에 의하여 작동되는 무언가 복잡한 구조를 퉁쳐서 설명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인간이 설계하고 작동시키는 무언가를 숫자와 기호를 이용하여 논리적으로 구성한 것이 알고리즘화 되는 과정이기에 그 자체로 투명하고(transparent), 설명가능한(explainable)한 것이라고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로 이미 충분히 복잡해진 시스템과 그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원칙들이 잘 들어 맞지 않는다. 특히 전통적인 룰 기반 알고리즘과는 달리 최근에 각광 받고 있는 딥러닝이나 신경망기술(뉴럴 네트워크) 방식을 활용한 알고리즘의 경우에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포털 사이트가 이용자를 위하여 추천하고 배열하는 구성 방식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제기되어 왔고, 수년의 시간 동안 외부의 독립한 자문위원회를 통하여 알고리즘의 적정성을 검증하거나, 또는 학술 논문을 통하여 추천 알고리즘의 원리를 공개하는 등의 여러 가지 보완 절차들이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알고리즘의 공개는 기업의 영업비밀 내지 가장 중요한 자산에 속하는 부분을 일부 포기하는 것이 되기도 하고 이용자의 역선택(adversary selection)으로 인한 복잡 미묘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여의도에서는 또다시 포털 사이트가 뉴스를 정치적으로 편향되게 노출하고 있다고 하면서 뉴스 배열을 편집하는 알고리즘을 정부에 제출하게 하거나 또는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정치의 시절이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무엇을 공개할 것인 것인지, 무엇을 제출하게 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왜 공개하여야 하는지까지도 명확하지 않다면 이러한 단편적인 내용의 법안이 잘 작동할 수 있을 것인지의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알고리즘의 검증에 관한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특유한 문제는 아니며 해외 선진국에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되고 치열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큰 눈으로 보고 공동체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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