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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기

[나의 여행기] '미식의 도시' 경남 통영 다녀온 조희우 변호사

여행은 역시 ‘먹는 것’…끼니마다 싱싱하고 다양한 ‘해산물 잔치’

집돌이인 내게도 여행의 추억은 언제나 즐겁다. 통영을 사랑하시는 나의 친우께서 여행 제안을 해주셨다. 쉬는 날에는 집밖에도 잘 나가지 않는 내게 무려 경상남도 통영을 시작으로 욕지도와 한산도를 찍는 대장정을. 마침 답답하기도 했던 터라 새벽 바람에 버스에 몸을 싣고, 다섯시간 정도 걸려 통영에 도착했다. 바다와 미식과 벚꽃의 도시 통영! 벚꽃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3월 말, 비록 코로나19로 지역의 랜드마크인 봉숫골 꽃나들이 축제는 취소돼 경험할 수 없었지만 곳곳에 피어있는 벚꽃이 어느 봄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내게 선사해준 통영을 소개하고자 한다.


도남동쪽 바다에 발을 디뎠다. 국내에서 가장 주변 경관이 좋은 공연장이라는 '통영국제음악당'이 위치한 곳이다. 통영 출신으로 독일의 베를린에서 활동하며 작곡가로 명성을 떨쳤고 괴테 메달 수상자이기도 한 윤이상을 기념하는 축제가 한창이었다. 그래서인지 주변 호텔들이 사람들로 붐볐다. 코로나19라는 변수의 상황에서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던 해외 아티스트 참여 공백을 국내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채웠다고 하며 다채롭게 구성된 아티스트들의 훌륭한 공연 덕분에 평균 좌석점유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성공리에 개최했다고 한다. 흔들리는 벚꽃 속에서 음악의 선율이란, 상상만으로도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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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로 향하는 배에서는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갈매기 떼를 쉽게 볼 수 있다.

 

정신없이 주변을 돌아보는 가운데, 아침 일찍 출발한 탓인지, '역시 여행은 먹는거지'라는 생각 탓인지 혹은 미식의 도시 통영 탓인지 배가 많이 고팠다. 도착하자마자 바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시작했다. 전복·뿔소라·해삼·멍게·돌문어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다. 오독오독 식감의 해산물은 입안에서 누가 더 맛있나 하듯 맛을 뽐냈고, 이렇게 나의 식도락 여행의 문을 열어주었다. 같이 나온 육전과 뽈락구이도 아주 괜찮았다. 바닷내음 맡으며 먹는 기름장의 고소함이 여행 내내 입안에 남았다.


도착 하자마자 식으로

점심상에 바다의 향기 가득  


훌륭한 식사로 점심배를 채우고 욕지도로 향하는 배에 올라탔다. 바다를 가르는 배 위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밥을 주며 신나게 놀았다. 놀 땐 몰랐는데 내릴 즈음엔 약간 멀미가 나 휴게실을 찾아 대자로 누워 쉬웠다. 멀미때문에 찾은 잠깐의 휴식이었지만, 누워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보니 배의 움직임이 그대로 몸에 전해졌다. 마치 내가 바다에 떠있는 느낌이 들었다.


훌륭한 식사로 점심배를 채우고 욕지도로 향하는 배에 올라탔다. 바다를 가르는 배 위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밥을 주며 신나게 놀았다. 놀 땐 몰랐는데 내릴 즈음엔 약간 멀미가 나 휴게실을 찾아 대자로 누워 쉬웠다. 멀미때문에 찾은 잠깐의 휴식이었지만, 누워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보니 배의 움직임이 그대로 몸에 전해졌다. 마치 내가 바다에 떠있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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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바다

 

욕지도에 도착했다. 욕지도는 통영 삼덕항에서 배로 1시간 바다를 가르면 닿을 수 있는 통영의 부속섬이다. 여행을 많이 해보지 못한 나는 최근에야 모 유투버의 고등어회 먹방으로 처음 알게된 곳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너무나 많이 잡혀 밭에 비료로도 줬다는, 욕지도의 고등어회가 너무 기대가 됐다.

욕지 바다는 수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 고등어가 서식하기 적절한 환경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이 덕분에 자연산 고등어로 풍어를 이뤘다고 한다. 지금은 욕지도 고등어의 대부분이 양식이라고 하는데 1970년대 욕지도에서 국내 최초로 고등어 양식에 성공한 이래 양식이 보편화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국 고등어 양식장 중 2/3가 욕지도에 밀집해 있다고 한다. 실제 욕지도 해안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이동하다보면 곳곳에 동그랗게 떠 있는 것들이 보인다. 둥글게 원을 그리며 헤엄치는 고등어에 맞춘 '고등어 맞춤' 양식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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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회 / 뽈락구이 / 전복·해삼·멍게·뿔소라·돌문어

 

자연산 고등어는 성질이 예민한 까닭에 잡자마자 죽어버리는데, 양식 고등어는 양식장 환경에 어느정도 적응이 돼있다 보니 식당 수조에서 얼마간 살아있을 수 있다고 한다. 포차와 횟집이 늘비하게 늘어져있는 욕지도 해안을 걷다보면 열심히 수조를 헤엄치는 고등어를 쉽게 볼 수 있다.

선착장의 한 포장마차에 자리를 잡고 고등어 3마리를 주문했다.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단단하고 고소한데 또 뒷맛은 달았다. 같이 나온 방풍나물도 고등어 회의 맛을 한껏 높여줬다.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는데 두툼한 식감에 향이 매우 좋아 고등어와 궁합이 좋았다. 물과 바람, 고등어회와 방풍나물 식도락 여행의 흥을 한껏 돋았다.


 선착장 포장마차서 맛본 고등회 맛은

정말 기대 이상


욕지도는 해안가 트래킹 코스로도 유명한데, 욕지도 명물 출렁다리 부분부터 시작하는 바닷가 트래킹 코스가 유명하다고 한다. 이곳 사투리로 ‘비렁길’ 트래킹이라고 한다는데, 비렁은 벼랑을 뜻한다고 한다. 벼랑길 트래킹 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하다. 차를 직접 배로 실어 가져와도 되고 관광 승합차나 버스, 택시 등을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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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의 명물 출렁다리를 건너면 해안가 절벽을 마주할 수 있다. 바다와 육지 접점에서 이는 포말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바다를 밑에두고 출렁다리도 건너고 인근 해안가 절벽도 구경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큰 바위를 오르게 되는데, 이 바위가 마치 펠리컨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 '펠리컨 바위'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협곡 사이로 파도가 부서지는 절경을 볼 수 있다. 우산이 뒤집어질 정도로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쳐 걷기도 어려웠지만, 그 비바람에 같이 춤추는 바다의 역동적인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인근 욕지도 벼랑길 트레킹

‘출렁다리’에 가슴도 출렁


비가 너무 많이 와 장관을 뒤로한 채 아쉽지만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욕지도 곳곳을 구경할 수 있었다. 욕지도는 특히, 지형이 다채로운 덕분에 모노레일·등산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차를 이용해 많은 곳을 다니며 구경할 포인트들도 많은 흥미로운 곳 같았다. 다음에는 비가 오는 욕지도가 아닌, 햇살이 내리쬐는 욕지도를 제대로 체험해 보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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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를 타면 한산도 제승당에 방문할 수 있다.

 

 다음날엔 요트를 타고 한산도의 제승당 방문을 했다. 사람과 짐을 가득 실은 채 바다 위를 묵직하게 가르는 큰 배도 좋았지만, 요트의 매력은 또 달랐다. 물살을 직접 느끼며 수면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매력이 가득했다. 멀리서 새우깡을 던져줬던 갈매기들도 더욱 가까이서 만날 수 있었다. 제승당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삼도 수군을 지휘하던 곳이라고 한다.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더불어 이순신 장군의 진중시의 배경으로 유명한 수루를 둘러보았다. 관광지 구경을 마치고 점심엔 다시 통영에서 굴전에 매실주를 먹고 서울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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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승당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삼도 수군을 지휘하던 곳으로 주변의 수려한 경관이 눈길을 끈다.

 

서울에 돌아왔을 때, 여행 이전의 서울과는 또 달랐다. 통영·욕지도 그리고 한산도의 벚꽃을 보다 집 앞의 벚꽃을 보니 또 새로웠기 때문이다. 짧지만 눈과 입이 행복했던 여행 덕분에 일상의 사소함이 달라보이는 것 같아 앞으로는 여행을 더 자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희우 변호사 (법무법인(유) 율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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