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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지금은 결단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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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왔던 얘기 아닌가요? 어떤 안을 가지고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때인 것 같은데, 언제까지 의견수렴만 하려는지…."

 

대법원이 지난 21일 '대법원 재판 제도, 이대로 좋은가? 상고제도 개선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를 지켜본 한 판사의 말이다.

 

김명수 코트는 상고심 사건 폭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법원의 기능 회복을 위해 2020년 1월 사법행정자문회의 산하에 상고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상고심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해법으로 △상고심사제 도입 방안 △고등법원 상고부와 상고심사제를 혼합하는 방안 △대법원의 이원적 구성(대법관 소수 증원 포함) 방안 등 3가지 방안을 도출했지만 어떤 것을 최종안으로 결정해 추진할지 정하지 못한 채 고심만 길어지고 있다. 이날 개최된 토론회도 상고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세가지 방안은 갑자기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미 군정 시절인 1948년 과도 법원조직법에 따라 고등법원 상고부가 운영됐고, 1959~1961년에는 대법원의 이원적 구성 방안이 시행됐다. 1961년에는 다시 고등법원 상고부가 설치됐다가 1963년 폐지됐다. 1981~1990년에는 상고허가제가 실시되기도 했다. 이용훈 코트 때에는 '고등법원 상고심사부' 설치 방안이, 양승태 코트 때에는 '상고법원' 설치방안이 추진됐었다.

 

어느 방안이든 장·단점이 있고, 찬·반이 엇갈리기 마련이다. 특위가 구성된 지 1년이 훌쩍 넘었고, 개선 방안으로 도출된 안들 역시 과거에 모두 시행됐던 제도들이거나 이전 대법원장 시절부터 논의가 이어져 온 것들이다.

 

"누구 하나 책임지고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 없다." 어느 부장판사의 말이다. 

 

상고심 제도 개편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이렇게 고심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상고사건 열 건 중 일곱 건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는 현재의 상고심 제도는 당사자와 대리인들에게 분노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으며, 대법원의 정책법원 기능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는 실망감을 줄 뿐이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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