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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변호사의 국가 및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보장의 필요성

- 법치국가의 체계구조적 당위의 관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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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5월 3일 변호사 업무광고규정을 개정하여, 기존에 금지되는 소개·알선 등에 해당한다고 보아 고발이 이루어졌던 법률 플랫폼을, 동시에 ‘변호사의 공공성 등을 해하여 금지되는 광고’에도 해당하는 것으로 명문화했다. 이에 대하여 법률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지난 5월 4일 ‘변협의 조치는 변호사의 영업 및 광고의 자유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금지되는 광고의 방법과 내용을 대한변호사협회가 정할 수 있도록 한) 변호사법 제23조 2항 7호의 취지와 변호사단체의 내부 논의 등을 검토해 관련 법령을 개정할 필요는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앤컴퍼니측은 변호사도 관념적으로는 경제성·효율성을 추구하여 자유로이 활동할 자유가 부여되는 민간기업의 하나라는 전제하에 ‘영업 및 광고의 자유’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도 마치 국토교통부가 건설업체들을 통제하듯, 법무부가 변호사를 통제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은 변호사가 공공성을 가지면서도 국가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민간에 속했고, 민간인이면서도 자본으로부터 독립하여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변호사법에 위해 보호되는 것이라는 특성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국가의 입법부·행정부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국민의 대리인이므로, 이상적으로는 민주국가의 입법과 집행은 원론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다. 그러나 입법부·행정부는 모두 불완전한 인간이므로, 이들이 사적이익을 위해 국민을 배신하는 부패의 문제와, 법률지식 및 법적 사고능력의 부족에 의한 과실의 문제라는 두 문제가 발생해 민주적 정당성이 훼손된다.

근대 법치국가는 변호사를 입법부·행정부의 부패와 과실을 막기 위해 국가와 대적하여 국민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상정했다. 이러한 업무는 효율성·경제성을 추구해 사회 자원 활용의 최적화를 꾀하는 민간의 업무가 아니라, 국가와 대적하기 위해 민간에 있다는 특수성만을 제외하고 본다면 공정성과 사회구성원간 신뢰 구축 등의 공공의 특성을 갖는 업무이다.

중세 국가들은 지식·권한을 국가가 모두 가지고 있었다. 중세의‘정의’는 민주적 정당성이나 법치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항상 선하고 모든 것을 아는 신이 존재하거나, 군주가 그 신이라는 믿음에서 나왔다. 신은 전선전지하므로 인간의 부패와 과실을 지적하는 것이 정당화되었다. 현대사회는 세속화 되어 신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인간의 부패와 과실을 지적할 신의 역할을 흉내내야 했다. 그 흉내의 방법으로서, (최고)법관의 판단은 과거의 신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다수결에 의해 선출된 입법부·행정부의 결정을 뒤집을 정도의 권위를 가지게 하고, 법관를 설득하는 변호사는 법조일원화의 기치하에 법관과 대등한 내용의 교육을 받고 법관이 변호사가 되고, 변호사가 법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변호사는 국가가 아닌 민간에 소속되도록 하며, 민간인이면서도 자본에의 종속을 금지했다. 그 결과 인간들의 정치와 다수결로 구성되는 입법부와 행정부는 강한 적극적·선제적 권한을 갖는 대신, 지적 권위가 존재하지 않도록 했다. 반면 법원과 변호사라는 사법의 영역에는 적극적·선제적 권한은 없으나, 과거의 신과 유사한 지적 권위가 존재하도록 하여 법치국가의 체계를 형성했다.

이렇듯 근대 법치국가는 국가와 자본 모두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권한은 없으나 법관과 동일한 지적 권위를 갖는다고 상정되는 변호사라는 장치를 통하여 법관의 불완전성을 보충하여 현대화·세속화된 방식으로 신의 역할을 계승했다. 만약 권한과 정보를 갖고 있는 입법부와 행정부가 지적권위까지 가지고 있다면, 중세국가가 그랬듯 국가권력의 독단에 대항할 세력은 존재하지 않게 되며, 국민의 대리인인 입법부·행정부는 부패할 유인이 생겨난다.

이 때문에 변호사는, 공공성을 가지면서도 국가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민간에 속하고, 민간인이면서도 자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변호사법에 의해 보호된다. 변호사는 국가의 대적자로서 민간영역에 파견된 공공성의 첩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변호사는 민간인임에도 상인이 아니며, 윤리규칙은‘변호사의 직무는 영업이 아니다’고 정하고 있고, 자본에의 종속을 막기 위해 소개·알선의 금지와, 광고의 제한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두고, 대한변호사협회에 광고의 제한에 대한 구체적인 법 규범을 형성할 수도 있게 하는 것이다. 변호사는 국가 및 자본으로부터의 종속을 피하고 독립성을 확보하여 법치국가의 체계구조적 당위를 실현하는 직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면, 금지되는 광고의 방법과 내용을 대한변호사협회가 정할 수 있도록 한 변호사법 제23조 2항 7호에 법무부가 관여하도록 하거나, 대한변호사협회의 독립성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변호사들이 정한 규정이 이론의 여지 없이 명백하게 위헌적이어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경우에만 사법부에 의하여 통제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로앤컴퍼니 측은 ‘사건 소개를 대가로 수임료의 정률을 수수료로 받는 것은 소개·알선이므로 위법하지만, 이와 달리 로톡은 수임여부와 관계 없이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고 있으므로 허용되는 광고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호사법은 위법한 소개와 적법한 광고를 구분하는 기준을 명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수임료에 비례하여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받으면 소개, 수임여부와 관계 없이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으면 광고’라는 해석론이 생겨났다.

그러나, 변호사법이 소개는 허용하고 광고는 금지한 취지는 변호사가 자본 등에 종속되어 독립성과 공공성이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이를 고려하면 소개와 광고의 구분은, 근로자성의 판단과도 마찬가지로 모든 요소를 종합하여 볼 때 해당 소개자 또는 광고업체에 변호사가 종속되는지 여부에 따른 ‘광고자성’의 유무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수임료의 정률을 수수료로 받는 브로커 사무장에 더하여, 로톡과 같이 ‘정액 계약이지만, 소비자의 접근, 법률사무의 수행, 비용 지급까지 전 과정을 플랫폼이 주도권을 가지고 장악하며 변호사들을 지휘, 통제하는 형태로, 비변호사가 설계한 업무구조에 변호사가 종속되는 구조’ 또한 위법한 소개·알선으로 보아야 한다. 설령 소개·알선에 이르지 않더라도, 법률 플랫폼이 변호사를 종속시키는 형태의 광고는 변호사법의 취지를 잠탈하는 것이어서 금지되어야 하며, 이러한 광고를 금지하는 규정을 위헌이라고 볼 소지도 없다.

종합적으로 볼 때 로톡은 광고자성이 없고 브로커 사무장 로펌의 해악과 동일한 법익 반가치성을 가진다. 로톡의 교묘한 변호사법 잠탈 행위가 ‘광고일 뿐’이므로 허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체계 일관되게 나아간다면 대기업이나 해외자본이 변호사들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변호사를 종속시키는 것 역시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 등 일반적인 플랫폼에서는 종속 자체는 존재할수도 있다는 전제로 근로자 보호와 근로 조건의 형평성 문제를 논의한다. 그러나 변호사법은 설령 법률 플랫폼의 회원 변호사들이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종속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규범이다. 이는 법관들이 만족한다거나 처우가 양호하다고 하여 법원이 자본에 종속되어 있어서는 안되는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근대 법치국가의 철학에 기반하는 변호사의 공공성과 독립성의 중요성과 변호사법의 취지를 감안하면, 변호사의 영업 및 광고의 자유는 선험적·천부적으로 주어지는 자유권적 기본권이 아니라,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제한적·반사적으로 주어지는 것에 불과하여 보호 가치가 낮다. 법률 플랫폼의 활동이 허용되어 얻어지는 이익은 효율성·편리성과 같은 비본질적·후순위적 요소인 반면에, 법률 플랫폼에 의해 침해되는 공익은 공공의 성격을 가진 변호사의 종속과 독립성 침해로 인한 사법작용에 대한 자본의 개입과 사법불신이라는 본질적·근본적 요소이다.

법률 플랫폼에 의한 효율성과 같은 가치는 진작에 자본이 변호사시장을 지배하여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화를 추구했더라면 100년 전에도 추구 가능했던 성질의 것이며, 21세기에 등장한 신개념이 아니다. 변호사를 종속시키는 사설 법률 플랫폼을 이용할 기본권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본가가 법원에 투자할 권리가 존재한다는 주장만큼이나 부조리한 것이다. 사설 법률 플랫폼을 금지하는 것이 리걸테크 발전을 방해한다는 주장은, 의료기기 제조업체가 직접 병원을 운영 할 수 없어 의료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니 의료기기업체가 병원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식의 체계부정합한 궤변에 불과하다. 플랫폼은 꼭 필요하다면 공공 플랫폼의 형태로 구축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효율성·시급성·혁신성 등을 이익형량하여 공공성의 일부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식의 주장은 고려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기원 변호사 (법무법인 서린·서울변회 법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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